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호투를 이어가자, 현지에서는 그의 기록을 조명하고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해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김광현은 겸손하게 "지금까지는 운이 따랐다. 신인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김광현은 지난 1일(미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2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개를 잡았다.
세인트루이스가 신시내티에 16-2 대승을 거두면서 김광현은 시즌 2승(1세이브)째를 챙겼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0.83으로 호투 중이다. 선발로 등판한 4경기 평균자책점은 0.44다.
스태츠 바이 스태츠는 이날 "김광현은 빅리그 선발 데뷔전 포함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0.44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공식 집계한 1913년 이후 왼손 선발 데뷔 후 4경기 평균자책점 2위다"라고 전했다.
김광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이 기록이 화두에 오르자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 영어로 표현하면 '갓 블레스 미(God Bless Me)'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서 잡히고, 빗맞은 타구도 야수가 잡아줬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단축 시즌을 치르는 터라)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 내게 올해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적응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 'KK(김광현의 별명)가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신인왕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빅리그에서는 신인이지만, KBO리그에서는 13시즌을 치른 베테랑인 김광현은 '상황에 맞는 투수'를 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1회초에 6득점 했다.
김광현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린 후에 경기 첫 공을 던졌다.
김광현은 "경기 전 캐치볼을 한 뒤 45∼50분 정도 기다린 뒤에 첫 공을 던졌다. 1회초 공격이 길어져서 실내 훈련장에서 간단히 공을 던지면서 기다렸다"며 "한국에서 뛸 때는 우리 팀 공격 2사 후에 캐치볼을 하며 기다린다. 다행히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 실내 훈련장이 있어서 몸을 풀 수 있었다. 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처럼 1회초에 팀이 대량 득점한 경기는 1회말 수비가 중요하다. 방심하면 타격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1회말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잡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1회말 니콜라스 카스테야노스를 유격수 앞 병살 처리한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의 호흡은 이날도 좋았다.
김광현은 "오늘 타자친화적인 구장에서 등판했다. 몰리나와 '오늘은 낮게 던지자'라고 얘기했다"며 "체인지업 구사를 줄이고, 직구와 슬라이더를 낮게 던지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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