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생애 첫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경기를 아쉬움 속에서 마쳤지만,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김광현은 지난달 30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0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NLWC·3전 2승제)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3회 매 이닝 1점씩 내준 김광현은 6-3으로 앞선 4회말 2사 1루에서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투수를 맡아 기대가 컸지만, 조기에 교체돼 아쉬움이 남았다.
다행히 김광현이 리드를 지키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서 세인트루이스는 7-4로 승리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면서도 "1회부터 조금 흔들렸고, 오늘 전체적으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사인을 조금 따라가지 못해서 매회 위기가 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불펜이 일찍 가동된 상황에 대해 "어쨌든 단기전은 최대한 점수를 안 주고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1회에 팀이 대량 득점(4점)을 해서 내가 점수를 안 줬어야 했는데, 결과가 안 좋게 흘렀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늘 좋은 점을 하나 꼽자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1점씩만 준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대한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는 2014년 말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김광현과 계약 협상을 했던 팀이다. 당시 계약은 불발됐고, 김광현은 5년을 기다려 지난해 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에 일종의 복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고마운 팀은 세인트루이스지만, 한국에 있을 때 저를 관심 있게 봐주셨던 샌디에이고 구단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하는 생각을 항상 한다"며 "관심을 주신 것 자체를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 계약을 못 해서 오늘 더 열심히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여서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했고, 그래서 욕심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에 등판한다면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이니 마음의 안정 찾고, 정규시즌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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