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백종원은 역시 장사의 神이었다.
 
12월 7일 방송된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2회에서는 첫 미션 '양파 썰기' 결과가 공개됐다. 상상초월 심사기준, 5인 심사단(백종원, 김민성, 데이비드 리, 임태훈, 윤남노)의 촌철살인 심사평에 20인 도전자의 멘탈은 와장창 부서졌다. 이어 또 다른 스파르타식 미션이 공개됐는데 이를 통해 백종원 대표가 왜 장사의 神인지, 이 프로그램이 왜 요리 경연이 아니라 장사꾼 만드는 방송인지 명확히 밝혀졌다.
 
지난 1회 엔딩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치솟게 한 백종원 대표의 '명패 꺾기'의 의미는 A등급이었다. 명패가 꺾인 04 양경민, 14 손우성, 15 유지민, 16 주현욱은 심사단의 호평 속에 A등급으로 분류됐다. 이외 16명의 도전자 역시 5인 심사단의 평가에 따라 B, C, D, F로 등급이 나뉘었다. 특히 F등급 평가 중 심사단의 날카로운 심사평이 쏟아졌고, 이는 도전자들의 긴장감과 경쟁심에 확 불을 붙였다.
 
탈락자 없이 등급 분류로 끝난 첫 미션 이후 20인 도전자들은 합숙소에서 서로의 과거를 털어놨다. 그중 눈길을 끈 도전자는 A등급 14 손우성이었다. 그의 꼬리표는 '빚 5억 실패한 가장'. 특전사 복무 시절 부상으로 장애 판정을 받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5억의 빚까지 진 14 손우성은 가장으로서 아내와 딸을 지키기 위해 굳은 각오로 서바이벌에 임했다. 이외에도 '가족은 나의 짐' 05 홍인택, '박스에 버려진 나' 02 최윤성, '무능력 애 셋 아빠' 11 김진우 등의 사연도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날 밤 잠깐의 휴식을 취하던 20인 도전자들은 사이렌 소리에 또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헐레벌떡 합숙소 밖으로 나가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리는 자동차.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도전자들의 불안감도 커져갔다. 잠시 후 도전자들은 남해의 바닷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백종원 대표와 셰프 군단 4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20인 도전자들은 백종원 대표와 셰프 군단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여러 배에 올라탔다. 이들에게 주어진 스파르타식 미션은 '정치망 어업'이었다. 새까맣게 어둠이 내린 밤 망망대해 위에서 20인 도전자들은 멸치와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 차례 미션을 경험한 만큼 20인 도전자들 사이에는 경쟁심이 불꽃 튀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백종원 대표가 이번 미션을 설계한 이유는 요식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식재료의 이해'였다. 어떤 계절에 어떤 식재료가 맛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식재료들이 확보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 도전자들은 "마지막 기회일 수 있으니 미친 듯이 하자"라고 각오를 다지며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뚫고 나가겠다는 20명의 단단한 의지가 보였다.  
 
밤새도록 멸치와의 사투를 마친 도전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준비한 남해 멸치국수였다. 맛있게 먹는 도전자들에게 백종원 대표는 무엇을 느꼈는지 물었다. 뻔한 대답이 쏟아진 가운데 백종원 대표는 "식재료를 어떻게 스토리텔링할 수 있을까, 이것이 정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이 이번 미션의 진짜 숨은 속뜻이었던 것이다. 
 
미션 하나하나에 장사꾼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 마음가짐을 담은 백종원 대표. "역시 장사의 神"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요식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장사 지침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입증됐다. 이것이 20인 도전자들의 절실함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기대를 높인다.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 3회 팀 미션이 예고됐다. 본격적인 서바이벌이 시작되는 만큼, 도전자들 사이에 분열 조짐도 포착돼 호기심을 자극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강력하고 더 처절해질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3회는 12월 14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사진='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방송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