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부산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괴 사건에서 알려지지 않은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극비수사'의 주연배우 김윤석이 이번 영화를 '닭백숙'에 비유해 관심을 끌었다.
김윤석은 13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극비수사 제작보고회에서 "초등학생일 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 영화"라며 "당시 사회적으로 유괴 범죄가 빈번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수첩 하나 들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형사의 수사 과정을 그린 시나리오를 보고, 맑고 고소한 국물에 소금만 치면 되는 닭백숙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발생한 유괴 사건을 해결했던 주인공들이지만, 세월의 뒤안길에 묻혀버린 형사 공길용(김윤석)과 도사 김중산(유해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이를 찾고 실제 범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두 사람의 33일에 걸친 행적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구성했다고 한다.
영화는 첨단 장비나 과학 수사 기법이 없던 시절에 범인의 흔적을 찾으려는 형사와 남다른 사주풀이 능력을 지닌 도사가 비밀리에 진행한 특별 수사 과정을 아날로그적이면서 묵직하게 담아냈다.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곽 감독은 이번 영화도 자신이 성장한 도시인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했으며, 부산 출신인 충무로의 대표 연기파 배우 김윤석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역을 주로 맡았던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편안하면서도 고집스러운 형사로 분했다.
김윤석은 "당분간 정의의 편에 서기로 했다"며 "공길용 형사가 고집스럽고 소신이 있다는 점은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웃었다.
그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결과가 좋지 않은 유괴사건에 대한 시나리오를 보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 출연을 거절할 수밖에 없게 되더라"며 "이번 작품은 실제 사건의 결과가 아주 좋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유해진은 오로지 한 길만을 걸어오며 진정한 도의 가치를 추구하는 도사 역을 맡아 이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진지한 연기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공길용·김중산씨는 현재 생존 인물들이다.
유해진은 "촬영장에 김중산 도사의 딸들이 찾아와 젊었을 때 대쪽같았던 그분의 인생을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며 "제 연기가 김중산 선생님께 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윤석은 "공길용 형사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형사로서의 원칙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분이었다는 게 연기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두 배우가 따로 연기 디렉션(지침)을 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해줘서 현장에서 다른 곳에 집중할 여력이 생기더라"며 "실제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실재 인물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적절히 수위를 조절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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