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격동의 현대사를 겪어온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영문명 Ode to My Father)이 미국 의사당에 선을 보인다.
친한파 의원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명예회장인 찰스 랭글(민주·뉴욕) 연방 하원의원은 다음 달 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 미국 의회 오리엔테이션 영화관에서 영화 국제시장의 특별상영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8일 발표했다.
한국 영화가 미국 의회에서 상영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상영회는 다음 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을 겪으며 굳건한 혈맹 관계로 발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회 소식통들이 밝혔다.
상영회를 후원한 김자혜 허드슨문화재단 대표는 "이번 상영회가 한국전쟁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다시금 깨닫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의 하나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랭글 의원은 "이 영화가 한국전 이후 60여년간 생사도 모른 채 헤어져 있던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기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부각하는 영화의 상영을 주관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랭글 의원은 지난해 3월 재미 이산가족이 북한의 가족과 만나도록 북한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H.Con.Res 91)을 제출했다가 자동폐기되자, 올해 114대 회기가 시작되자마자 로이스 위원장과 함께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다시 제출했다.
랭글 의원은 "이 영화가 한국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것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며 "너무 오래 지체됐다"고 말했다.
이번 상영회는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미국 내 한인 단체와 문화예술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제시장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와 교포언론, 주미 한국대사관이 후원한다.
영화 국제시장의 상영회는 지난 2월과 3월 한인들이 밀집한 버지니아 주 패어팩스와 주도인 리치먼드, 노퍽에 이어 지난 4일 메릴랜드 주 의회에서 래리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건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외교소식통은 "이번 특별상영회가 열리는 것은 미국 의회가 한국과의 우호관계와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박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 조야의 환영 분위기와 한반도 문제와 한미동맹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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