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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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 전도연이 맡은 인물 김혜경은 한때 '밤의 세계'에서 잘 나가던 여자였지만 박준길과 사랑에 빠지면서 권력자의 첩 자리를 내놓고 투자마저 실패해 빚에 몰리면서 변두리 단란주점 마담으로 퇴락한 여자다.

온 세상에 자신을 '등치려는' 무뢰한이 가득한 가운데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남으려 한 김혜경은 시나리오상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단단한 여자'로 그려져 있었다.

그에 맞춰 늘 긴장 상태인 전도연에 대해 오승욱 감독은 "그것이 전도연이라는 배우의 장점이고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계속 고통스럽게 만드는 점"이라며 "정말 좋은 연기를 했음에도 계속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스태프들에게 "나 잘하고 있어?"라고 끊임없이 되물으며 만족할 때까지 연습하고 촬영하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전도연은 "김혜경의 대사가 많은데 그것에 구애를 받기 시작하면 연기하는데 방해가 되니 대본을 한 번 볼 것을 두 번, 세 번 반복적으로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전도연이 김혜경의 의상 상당 부분을 스스로 마련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해진 에피소드다.

한때 잘 나가던 여자가 갑자기 삼류로 전락한다고 해서 얼마만큼 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전도연은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지만, 결코 구질구질한 여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화려하게'를 콘셉트로 잡고 의상을 준비했다.

결혼식에 입고 갔다가 '민폐 하객'으로 꼽힌 적이 있다는 빨간색 원피스를 비롯해 평소 입던 자신의 옷까지 스크린으로 들여왔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혜경의 캐릭터와 영화가 빛날 수만 있다면 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