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환 감독의 '성난 화가'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세상을 그리는 침착한 화가(유준상)는 낭만적인 드라이버(문종원)와 함께 악마 같은 인간들을 '사냥' 하고 그들의 장기를 빼내 어린 생명들을 살린다.

논란의 여지가 큰 이야기일 뿐 아니라 표현방식에서도 폭력과 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충격적인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종교 관련 설정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전 감독은 4일 오후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화가가 나만의 그림을 그리듯이 영화감독도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나 요즘 충무로 영화는 같은 문법을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내가 영화를 연출할 때 가치를 두는 작업은 아니다"라며 '자신만의 문법'으로 영화를 만들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영화는 에스토니아와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전 감독은 '타운' 3부작, '불륜의 시대', '무게', '마이보이' 등 전작들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퀴어라이온상, 판타스포르토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받으면서 주목받았고 에스토니아에서 먼저 공동 작업 제의를 했다고 한다.

전 감독은 "액션 장르를 해보지 않아 해보고 싶던 차에 에스토니아 쪽에서 제의가 와 이번 기회에 액션을 하기로 했다"며 "액션 장면들도 이 감독이 쓰고, 저 감독이 쓸 만한 합은 받아들이지 않고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히어로 영화도 만들어 보고 싶다"며 웃었다.

주연 배우들에게는 꽤 어려운 작업이 됐으리라는 점은 장면 장면에서 추측할 수 있다.

유준상은 "원래 공포영화도 잘 안 보는데 찍으면서도 무서웠다"며 "액션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십자 인대가 끊어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화가가 어떤 인물인가 고민은 많이 할 때 감독님이 '악마를 벌하는 천사'라고 얘기해 주셨고 모순된 역할이라 동요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감독의 생각을 함께한 것은 배우로서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표현에 있어 선정성 표현의 정도가 매우 높아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의 정서를 현저히 손상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으며 제작진은 일부 장면을 다시 처리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영화에는 보기 불편한 장면이 상당량 등장하지만, 전 감독은 "이보다 잔인한 수위의 영화는 더 많다"며 "관객과 만나기 위해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