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의 습격으로 문을 닫은 '쥬라기 공원'이 22년 만에 '쥬라기 월드'로 되돌아와 화제다.
전편에서 연출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번 속편에서 제작 총괄을 맡으면서 올 여름을 겨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관심을 끌고 있다.
22년 전 공룡 테마파크가 문을 열기도 전에 사라져야 했다면, 이번 영화에는 마침내 개장에 성공해 2만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온다.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공룡들을 앞세운 지상 최대의 테마파크다.
이야기 전개 방식은 철저히 스티븐 스필버그 오마주(작가나 감독의 업적과 재능에 대한 경의를 담아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모방하는 것)에 기초했다.
공룡에게 살아있는 양과 돼지를 먹이로 주는 장면을 비롯해 막판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랩터가 한판 대결을 펼치는 구성까지 스필버그의 '셀프 오마주'가 곳곳에 널려 있다.
22년 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 기술력으로 구현한 비주얼과 육·해·공을 망라하는 다양한 공룡들을 전면에 내세워 전편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공룡의 귀환이라는 소재가 주는 독특함과 기본적으로 스케일이 주는 압도감은 분명히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속편과 전편을 놓고 비교하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거장도 "속편은 전편보다 못하다"는 징크스를 깨지는 못했다.
우선, 공룡에 쫓기면서 싹트는 남녀간의 애정과 가족애에 대한 설득력과 이음새가 약하다. 전편에서는 이들 요소가 절제된 연출을 통해 긴박감 넘치는 추격 장면에 훌륭한 양념 역할을 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
이따금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려는 유머 코드도 정교하지 못한 연출로 극의 긴박감 있는 전개를 저해한다.
22년 전과는 다른 색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일까. 많은 것을 넣으려고 했던 시도가 촘촘하고 유기적인 이야기 전개와 연출에 외려 방해가 된 듯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수많은 팬의 성원으로 야심 차게 기획한 이번 영화가 관객의 기대치에 부응해 22년 만에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까. 현재 '쥬라기 월드'는 사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 프랫이 정의롭고 거친 매력의 공룡 조련사 '오웬' 역을 맡았고,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카리스마 넘치는 센터의 총괄자 '클레어'로 분했다.
6월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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