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당국이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상영을 전격적으로 중지했다고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이 16일 AFP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국제영화제 주최 측은 지난 13일 개막한 이 영화제 기간 진격의 거인을 집중 상영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결정을 번복했다고 BBC는 전했다.
상하이국제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상영중지 조치는 중국 문화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일본 만화영화 블랙리스트'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일본의 유명 만화 '진격의 거인:홍련의 화살'을 원작으로 한 진격의 거인은 해당 블랙리스트 17위에 올랐다. 당국은 이 영화의 폭력성, 선정성, 공포감이 도덕 규범을 해친다는 주장했다.
중국 매체는 당국의 '불건전한 애니메이션' 퇴출 노력에도 많은 사람이 인터넷에서 이를 내려받아 시청하는 상황이라며 '블랙리스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 영화에 중국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 없지만 일단의 군대가 거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수립하는 스토리 구상이 중국의 심사에서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진격의 거인은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들이 나타나면서 인류가 멸망 위기에 놓이자 소년들이 훈련병에 지원해 혹독한 수련을 거듭한 후 거인들에게 복수한다는 줄거리로 돼 있다.
중국 문화부는 일본 만화영화 블랙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중국 최대 온라인 영상 서비스 사이트 여우쿠(優酷), 아이치이(愛奇藝) 등 명단에 든 만화 동영상을 사이트에 올린 인터넷 매체들에 경고를 내리고 벌금을 부과했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올해로 18회를 맞았지만 가혹한 검열때문에 아시아의 다른 국제영화제에 비해 뒤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상영이 중지된 진격의 거인 외에 다른 일본 영화 7편은 개막전 표가 매진될 정도로 중국 팬들 사이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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