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에 김구회 남북교류협회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위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남대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1차 기자회견에서 "대종상영화제가 많은 영화인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변모시키겠다"며 "제 권한보다는 섬김의 자세와 공명심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종상영화제에 북한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이번 주 안으로 통일부에 참석 요청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실현 가능성을 떠나 문을 두드리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진정한 통일의 필요조건인 문화 통일을 위해 반세기를 이어온 권위 있는 대종상영화제가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제50회, 제5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애초 올해 제52회 영화제까지 맡기로 계약이 됐던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은 이번 영화제 주관을 포기하기로 했다.

거룡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은 "최근 방산비리로 구속 수감 중인 이규태 전 조직위원장이 52회 대종상영화제 주관을 포기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이규태 전 조직위원장이 꾸린 대종상 영화제 사무국을 대신해 대종상 영화제 사업본부를 새로 꾸리자 양측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규태 전 조직위원장이 영화제에 손을 떼는 대신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 2억4천500만원을 반납하라고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거 이사장은 "사실무근이며 설령 그렇다더라도 들어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거 이사장은 대종상영화제의 사유화 논란 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그간 몇몇 사람들이 대종상영화제를 사유화해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런 세력들이 완벽히 세대교체 돼 깨끗하고 투명한 영화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8개 협회가 만장일치로 선임한 최하원 집행위원장도 참석해 영화제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매년 10월 초 열렸던 대종상영화제는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올해 11월 20일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중순께 2차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제 일정과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종상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과 영화산업의 진흥을 도모하고자 1958년 옛 문교부가 제정한 대한민국 대표 영화 예술상이다. 1962년 제1회 대종상영화제 이래 올해 52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