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근거지인 충무로에서 뮤지컬 영화를 주제로 한 영화제가 내년 개최된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 조직위원회는 4일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영화제 공식 개최를 앞두고 오는 21∼24일 사전 행사로 충무아트홀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프리페스티벌'을 연다고 밝혔다.
앞서 충무로를 중심으로 한 영화제로 '고전영화의 복원'을 주제로 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2007∼2010년 열렸으나 운영을 주도하던 자치단체의 내부 문제와 예산 지원을 둘러싼 잡음 끝에 4회 만에 중단된 바 있다.
이번 뮤지컬영화제 주최자는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이다.
기존 충무로영화제에서는 구청장이 조직위원장이었으나 이번 영화제에서는 명예조직위원장을 맡았고, 충무아트홀 사장과 이장호 영화감독이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나섰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과 충무로영화제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김홍준 감독이 예술감독을,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이었던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이 자문을 맡았다.
이번 '프리 페스티벌'은 8개 섹션에서 장편 영화 또는 라이브쇼 12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에 해당하는 '갈라 스크리닝 퍼포먼스' 작품으로는 배우들의 더빙 연기와 노래, 밴드 연주가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라이브 쇼 '이국정원'이 펼쳐진다.
한국인 작곡가와 홍콩 가수의 사랑을 그린 '이국정원'은 2013년에야 필름을 찾은 영화. 이번에 전계수 감독이 라이브쇼 총연출을 맡았다.
상영작은 대부분 뮤지컬 영화다.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등 고전적인 뮤지컬 영화부터 최근작까지 두루 선보인다.
여러 차례 만들어진 작품을 비교해볼 수 있는 섹션도 있다. '트윈 픽스'에서는 '헤어스프레이'의 1988년작과 2007년작을, '팬텀 2015'에서는 '오페라의 유령'(1925), '천국의 유령'(1974), '오페라의 유령-25주년 특별공연'(2011)을 각각 소개한다.
관객이 코러스에 맞춰 영화 속 노래를 직접 부르며 관람할 수 있는 섹션 '싱얼롱 침프(Sing-along CHIMFF)'에서는 '겨울왕국'이 상영된다.
충무로에 오마주를 보내는 자리도 있다. 필름 없이 시나리오만 남은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음악 연주와 함께 무대 낭독으로 선보이는 '만추를 읽다'다.
아울러 '오페라의 유령 1925' 무성영화를 라이브 공영과 함께 보여주거나 DDP 어울림광장을 야외 상영장으로 변신시켜 뮤지컬 플래시몹과 함께 선보이는, 뮤지컬과 영화의 만남을 시도하는 행사도 열린다.
영화제 측은 과거 충무로영화제 실패를 교훈 삼아 '작지만 내실 있는 행사'로 꾸려가겠다고 강조했다.
명예조직위원장인 최창식 중구청장은 "기존 영화제 당시 중구청 중심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아 모든 일을 중구문화재단으로 이관했다"며 "화려하게 전시적으로 출발하지 않고 창조적이고 내실 있는 축제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김 예술감독은 "전 세계에 음악영화제는 많지만, 뮤지컬영화제는 거의 없다"며 "뮤지컬 영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영화와 문화 산업이 만나고 발전하는 행사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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