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진명(김성균)은 조수이자 영매인 지광(김혜성)과 함께 사람에 씌인 영혼을 물리치는 퇴마사다.

어느 날 진명은 친한 선배에게서 의문의 메일을 받고 얼마 뒤 선배의 부고를 듣는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선배의 아내 금주(유선)는 수시로 전혀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고 정신을 잃는다.

금주는 딸에게도 위험이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빠지자 진명에게 부탁해 치료를 시작한다. 프로그램을 위해 진명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방송국 PD 혜인(차예련)도 이 과정을 지켜본다.

'퇴마-무녀굴'은 일단 소재 면에서 흥미로운 공포영화다.

사람에게 다른 영혼이 옮겨 붙는 현상인 빙의부터 인간과 영적 존재의 교류인 샤머니즘, 인간과 영혼의 매개자 영매, 십자가를 들고 악귀를 쫓는 퇴마 의식, 다중인격 정신질환까지 동서고금을 오가는 다양한 소재를 끌어다 적절히 버무렸다.

모골이 송연한 장면도 꽤 많아 공포영화로서 임무를 잘 수행한다.

또한 배우들은 연기가 돋보인다. 김성균은 과장되지 않은 진중한 연기를 펼치고 유선도 영혼이 왔다갈 때마다 완전히 딴사람이 되는 모습을 잘 소화했다. 김혜성과 차예련 역시 꽤 안정적인 연기로 이야기를 받쳐낸다.

김휘 감독은 '댄싱퀸' 원안자이자 '하모니', '해운대' 각본가 출신으로 강풀 만화를 영화화한 '이웃사람'을 연출했다.

20일 개봉. 105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