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메리칸 울트라' 화면 캡처
[사진]'아메리칸 울트라' 화면 캡처

여자친구 피비(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멋지게 청혼하려고 준비 중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마이크(제시 아이젠버그) 앞에 의문의 여자가 나타나 이상한 주문 같은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후 괴한들이 마이크를 찾아오고 그는 얼떨결에 들고 있던 숟가락으로 괴한들을 손쉽게 제압한다. 그의 목숨을 노리는 괴한들이 끝도 없이 나타나고 마이크의 몸은 저절로 반응하며 이들을 물리친다.

마이크는 편의점으로 찾아온 여자 빅토리아 라세터(코니 브리튼)로부터 자신이 일급 기밀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최정예 스파이였고 프로젝트 부작용으로 기억이 삭제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끈하고 섹시한 첩보요원과는 거리가 먼 '찌질한' 주인공이 스파이가 되는, B급 감성으로 색칠한 첩보물은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스파이' 등 올해만 해도 여러 편 개봉했다.

새로 찾아오는 니마 누리자데 감독의 '아메리칸 울트라'는 이런 'B급 첩보물'에 코미디와 로맨스, 청춘물을 버무려 놓은 영화다.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망가(일본풍 만화)'에서 볼 법한, 시쳇말로 '만찢(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이라 수식할 만한 과장된 장면들이다.

국내 관객이라면 단숨에 알아볼 '너구리' 컵라면 액션, 당구대 쿠션 맞히듯 프라이팬에 총알을 반사시키는 '프라이팬 샷건', 공연 '난타'를 연상케 하는 대형마트 생활 액션 등 재기 충만한 액션 장면들이 소소한 웃음을 지속적으로 안긴다.

느닷없는 감정신이나 장면 간 헐거운 연결고리 등으로 흐름이 깔끔하지 않고, 첩보 프로젝트가 영 어설프며, 결말을 비롯한 이야기 전체가 장면 장면의 참신함을 반감하는 등 꽤 많은 빈틈이 있다.

그럼에도 제시 아이젠버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라는 수상한 첩보요원 커플은 사랑스럽다. 이야기가 좀 삐걱대거나 말거나 이 '어른아이들'은 끝까지 낄낄대며 어른들을 골려 먹고 즐겁게 뛰어간다.

과장된 액션으로 피 튀기는 장면이 난무하는데도 피비린내가 진동하지 않는 것도 실없는 농담으로 가득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취향을 제대로 '저격당한' 관객에게 영화사상 가장 로맨틱한 프러포즈 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한 장면도 나온다.

27일 개봉. 95분.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