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대문형문소 제공, 의열단 단체사진
[사진]서대문형문소 제공, 의열단 단체사진

조선의열단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암살'을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의열단 후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와 영화 '암살' 제작사 케이퍼필름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연 특별상영회에는 의열단장 김원봉의 조카 김태영 씨를 비롯해 부부 의열단원 김근수·전월선 선생의 아들이자 기념사업회장인 김원웅 씨, 밀양경찰서를 폭파한 신창휴 선생의 아들 신홍우 씨 등 많은 의열단 후손이 참석했다.

상영회에 앞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들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했다.

기념사업회 이건흥 사무국장은 "영화 '암살'의 모티브가 된 의열단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모시게 돼 기쁘다"며 "해방 후 많은 독립운동가가 공산당으로 몰려 숙청당하는 등 고생이 많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원웅 기념사업회장은 "일제가 가장 무서워한 단체가 의열단이었으며 이들의 활약은 중국 교과서에 실릴 정도였다"며 "하지만 해방 후 친일파가 권력을 잡고 제대로 된 과거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상영회는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엄숙하게 시작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과 참석자들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이 영화를 한마음으로 몰입했다.

조선의용대 분대장으로 일본군 헌병대에 총살을 당한 이진영 열사의 아들 이규중 씨는 "선친이 나라를 찾고자 중국까지 망명을 가 독립운동을 벌였던 그 엄혹한 시대를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과거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자문위원은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다만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제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의 우리는 또 다른 식민지배를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통일 역시 친일파 청산이 우선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영회에는 많은 애국단체 회원과 일반 시민도 참석했다. 이 때문에 애초 예정됐던 200여명 규모의 상영관 자리가 부족해 다른 상영관에서 추가 상영이 이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