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창백한 얼굴들' 스틸컷
[사진]영화 '창백한 얼굴들' 스틸컷
[사진]영화 '화산고래' 스틸컷
[사진]영화 '화산고래' 스틸컷
[사진]영화 ’선지자의 밤' 스틸컷
[사진]영화 ’선지자의 밤' 스틸컷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1984년 설립된 이래로 봉준호·최동훈·김태용·장준환 같은 걸출한 영화감독을 배출한 영화계 대표 '사관학교'다.

늘 새로운 영화 작가에 목마른 한국영화계는 KAFA 출신이 만들어내는 작품들을 눈여겨보기에 KAFA의 졸업영화제나 기획전은 하나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2009년부터 해마다 장편영화 제작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선보여온 기획전은 올해 'KAFA 필름스(Films) 2015: 나쁜 영화들'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10일부터 CGV 압구정에서, 24일부터 CGV명동·서면, 인디플러스에서 열린다.

신진 작가들의 솔직하고 발칙한 아이디어가 살아 숨 쉬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는 뜻을 담은 제목이다.

상영작은 '선지자의 밤'(감독 김성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안국진), '소셜포비아'(홍석재) 등 극 영화 3편과 '창백한 얼굴들'(허범욱), '화산고래'(박혜미) 등 애니메이션 영화 2편이다.

8일 CGV 명동역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 대표로 소개된 '선지자의 밤'은 1992년 10월 종말론을 믿은 신도들이 전북 산속에 있는 기도원에서 휴거를 기다리며 단체생활을 했던 실화를 소재로 한 극 영화다.

종말론에 빠졌던 사람들의 그림자는 과거에 묻히지 않은 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까지 덮쳐온다. 과거와 현재의 사회병폐가 한데 엮이는 모습이 어두운 핏빛으로 그려진다.

구원을 맹목적으로 믿는 남자 중헌 역은 '로맨스 조'의 김영필이 맡았다. 중헌에게 납치되는 '고민상담센터' 콜센터 직원 여주 역의 이미소는 배우 김부선의 딸로 잘 알려져 있다.

여주의 조력자인 흥신소 사장 윤근 역은 '힘내세요, 병헌씨'의 홍완표가 맡아 유쾌한 모습을 선보였다.

홍완표는 "액션신을 찍는데 휴대전화 소품이 준비되지 않아 내 휴대전화를 그냥 썼다"며 "소화기가 터져 분말이 쏟아질 때 휴대전화에 가루가 들어가 수리한 일이 어려웠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 영화는 아카데미 밖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기획전에 앞서 개봉한 '소셜포비아'(24만9천명)는 흥행 대박을 냈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4만2천명, 상영중)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화산고래'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꼽히는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창백한 얼굴들'은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화산고래'를 만든 박혜미 감독은 목소리 연기를 한 성우들을 캐스팅하려 아마추어 성우들이 모인 카페에 공지를 띄우고 면접을 보는 '공채' 과정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장편 작업은 성우들도 처음이고 저도 처음이라 서로 맞추면서 하기가 오히려 편했다"며 "적은 인원으로 짧은 시간 작업해 (기술적으로) 거슬리는 장면이 있겠지만, 최대한 장르성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