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남성 그룹 아이콘(비아이, 김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이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1만3천 명 규모의 데뷔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멤버들은 3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 '쇼타임'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짜 시작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최근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도 "9년 전 빅뱅을 선보일 때가 생각났다"며 "실수할까 불안했는데 첫 곡을 보면서 공연이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마음으로 봤는데 대견스럽다. '클라이막스'란 곡을 부를 때는 감동스러웠다. 빅뱅처럼 이들이 얼마나 성장할지 지켜보는 게 내가 제작하는 이유"라고 후하게 평가했다.
아이콘은 지난 1일 발표한 데뷔 앨범 '웰컴 백'(WELCOME BACK)부터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해 '셀프 프로듀싱'이 가능한 팀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가 결정된 뒤 1년간 연습과 곡 작업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양 대표는 "나에게 들려 준 곡이 50곡이 넘는다"며 "11월 나올 정규앨범 12곡도 멤버들이 모두 참여했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지만 연륜만 생긴다면 빠르게 빛날 것이다. 초반에는 회사가 도와주지만 앞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아이도 "힙합 기반으로 곡을 쓰면서 듣기 좋은 음악을 쓰려고 노력한다"며 "양 대표님의 결정이 필요하니 좋은 노래여야 한다"고 웃었다.
이날 아이콘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탈락의 쓴맛을 본 뒤 데뷔의 감격을 누려서인지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에너지를 발산했다.
열기가 뜨겁자 30여 명의 팬이 탈진해 의무실을 찾았다가 재입장했고 스탠딩석의 관객 두 명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스탠딩석 팬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 질서 정비를 위해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사실 아이콘은 데뷔 앨범으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고 방송 활동 없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공연장 주위에도 티켓을 불법 판매하려는 암표상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팬들은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리듬 타'와 '에어플레인', 선공개곡 '취향저격' 등의 무대가 펼쳐지자 추임새를 넣거나 합창하며 환호했다. 엠넷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데뷔 전부터 유명해진 비아이와 바비의 솔로 무대에선 한층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비아이는 팬들에게 "앨범이 나온 10월 1일을 공식 데뷔일로 정하고 싶다"며 "매년 이날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멤버들은 공연 말미 '클라이막스'를 부른 뒤 "오늘 이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순간이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공연에는 아이콘을 응원하고자 에픽하이와 지누션이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으며, 일본·중국·태국 등 아시아권 취재진이 대거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양 대표는 간담회에서 "아이콘은 1주일 뒤 일본 팬미팅에 나서며 내년엔 아레나(경기장) 투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도 욕심이 있다. 중국은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시장이니 갈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 우선은 어느 시장 공략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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