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의 SF블록버스터 영화 '마션'이 흥행 가도를 달리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1986년 '탑건' 이후 군 당국과 유착해온 미국 영화산업이 '마션'의 흥행으로 NASA라는 또 다른 후원자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W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션'은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5천430만 달러)에 오르고 전 세계에서 1억 달러(약 1천159억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절묘한 타이밍인 개봉 직전 NASA가 영화의 무대인 화성에서 물이 흐른다는 증거를 발표한 것도 성적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마션'의 흥행은 영화계는 물론 NASA에도 커다란 혜택을 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영화에서 묘사된 현실의 과학기술이 부각됨으로써 영화를 관람한 젊은 세대가 과학자나 첨단 기술자의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이는 그동안 NASA가 제작 과정에서 도움을 준 '아마겟돈', '맨 인 블랙 3',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져 NASA가 기대하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WP는 "'마션'으로 NASA는 1980년대 군 당국이 영화계에 행사했던 것과 똑같은 기회를 잡게 됐다"며 "지금은 소셜미디어라는 막강한 권력이 추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화성에 남겨진 주인공의 생존을 위한 사투와 그를 구하기 위한 NASA의 끈질긴 노력은 이 기관의 이미지를 미화하는 데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 촬영에 도움을 주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대본 수정을 강요해온 군 당국과 달리 NASA는 과학적 사실관계에 대해 조언하는 등 정치적 부담 없이 영화계와 상부상조하고 있어 양측의 관계가 더 긴밀해질 가능성이 있다.
'친(親) NASA' 성향으로 알려진 앤디 위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경우에는 제작진이 존슨우주기지를 답사하고 실제 NASA 과학자와 우주인들과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다.
이와 관련해 WP는 '아폴로 13'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NASA를 주요 캐릭터이자 영웅으로 내세운 이 영화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과학-연예 복합체'의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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