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콜롬비아 픽처스 제공
[사진]콜롬비아 픽처스 제공

영화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47)가 내년 미국 뉴욕 소극장의 연극무대에 설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뉴욕포스트는 19일(현지시간) 다음 달 개봉하는 신작 '007 스펙터'를 끝낸 크레이그가 내년 가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델로'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크레이그는 주인공 오델로가 아닌, 오델로를 질투하며 복수를 하려는 이아고 역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본드와 정반대의 악역인 셈이다.

오델로를 영국 출신 흑인배우 데이비드 오예로워가 맡기로 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를 떠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오예로워는 '차세대 본드'로 거론되기도 했다.

NYT는 "내년 시즌에 가장 핫(hot)한 티켓이 될 게 틀림없다"고 전했다.

'뉴욕연극워크숍'이라는 비영리단체가 기획한 이번 공연은 200석이 안 되는 오프브로드웨이의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출자는 뮤지컬 '펀 홈(Fun Home)'으로 올해 토니상 최우수 연출상을 받으면서 뉴욕에서 가장 '뜨는' 연출가로 꼽히는 샘 골드다.

골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극 2편을 본 크레이그가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골드는 이어 친구를 통해 오예로워와 접촉했고, 이어 오델로 공연을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007 시리즈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크레이그는 연극 배우 출신이다.

6살 때 학교 연극무대에 서는 것을 시작으로 영국 '국립청소년극단'에서 연극배우 훈련을 받았고 1991년 '길드홀 뮤직·드라마학교'를 졸업했다.

2009년과 2013년 잠시 뉴욕에서 연극에 출연한 적이 있었던 그는 올해초 뉴욕에서 연극 활동을 더 하고 싶지만, 나이든 관객이 많은 브로드웨이 공연은 사양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는 2005년 6대 본드로 발탁돼 '카지노 로얄'(2006), '퀀텀 오브 솔러스'(2008) '스카이폴'(2012)'에서 본드를 연기했으며 '스펙터'를 끝으로 007 시리즈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엔의 지뢰제거 특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