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수 감독의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마워하는 세 쌍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63세 배우 이계인, 아래는 9세 배우 곽지혜가 21일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혔다.

오래전 오해와 비밀을 풀어가는 옛 친구 강칠(김영철)과 종구(이계인)의 이야기, 까칠한 여배우(성유리)를 10년간 짝사랑한 매니저 태영(김성균)의 이야기,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의 딸 은유(곽지혜)의 곁에 있는 형사 명환(지진희)의 이야기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세 가지 말에 경중을 따질 수 없듯 세 쌍의 배우들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맡는다.

아주 가끔 사소한 접점을 만나기는 하지만, 별개의 사건으로 흘러가는 세 이야기를 영화는 촘촘하고 유연하게 엮었다.

김영철은 영화에 대해 "세 이야기가 흩어지기도 하고 상승을 타고 좋아지기도 한다"며 "이야기들이 브리지 역할을 하며 넘어가는 부분이 좋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영화에는 여러 세대의 배우들을 한데서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왕년의 챔피언 역할을 맡아 함께 복싱 글러브를 끼고 '브로맨스'(브러더+로맨스)를 자랑한 김영철과 이계인은 서로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영철은 "이계인씨가 선수까지 했기에 하루 3시간씩 20일 동안 함께 얘기하고 연습을 했다"고 했고, 이계인은 "김영철씨의 연기에 동선이 넓어 내가 놓치고 가는 부분을 예리하게 잡아줬기에 편하게 연기했다"고 했다.

백혈병 투병 중인 환아 은유 역을 맡은 아역배우 곽지혜는 연기만큼이나 똑 부러지고 귀여운 말솜씨로 간담회장에서 웃음과 박수를 동시에 끌어냈다.

곽지혜는 지진희와 함께 연기한 데 대해 "연기를 워낙 잘하시니까 한번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직접 해보니 좋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전 감독은 "지진희씨가 연기를 잘했다면 곽지혜양 덕분"이라며 "지진희씨가 이제껏 함께한 상대 여배우 중 최고라고 했다"고 거들었다.

'멜로' 감성으로 이 영화의 허리를 받치는 것은 김성균과 성유리다.

김성균은 "스크린에서 첫 '뽀뽀'를 했는데 많이 두근거렸다. 유리씨와 함께 찍은 장면들을 보며 '내가 이 정도로 못생겼을 줄이야'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성유리도 "김성균씨가 멜로 감성이 풍부하다"며 "대단한 멜로 배우와 작업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능청스럽게 받았다.

영화는 간혹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부담스러운 신파가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 사랑을 노래하며 진심을 전한다.

전 감독은 "모두 넓은 어깨에 기대어 위로받고 싶은 시대를 살고 있다"며 "가장 하기 쉽지만, 말하고 살지 않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드라마 장르에 대해 "한국영화가 가장 잘하는 훌륭한 장르인데도 많은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많은 관객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9일 개봉.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