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더 셰프' 스틸컷
[사진]영화 '더 셰프' 스틸컷

요리를 맛보기 위해 특별히 그곳으로 여행을 떠날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Exceptional cuisine, worth a special journey")이란 찬사는 얼마나 대단한가.

이른바 '미식가들의 성서'라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의 최고 평점인 별 3개가 지닌 의미다.

미국 드라마 'ER'과 '웨스트윙'의 프로듀서이자 작가인 존 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더 셰프'는 바로 이 미슐랭 가이드 별 3개를 얻고자 분투하는 셰프의 도전기를 그렸다.

'아담 존슨'(브래들리 쿠퍼)는 프랑스에서 젊은 나이에 미슐랭 가이드 별 2개를 받은 바 있는 최고 셰프였다.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서는 3년 만에 런던에서 나타나 재기를 시도한다.

옛 친구이자 호텔 레스토랑의 오너인 토니(다니엘 브륄)를 찾아가 자신에게 레스토랑을 넘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서 분야별 최고 요리사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우선 과거 프랑스 장 뤽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했던 '미쉘'(오마 사이)과 '맥스'(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를 부른다.

런던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이미 셰프로 자리를 잡은 소스 전문가 '스위니'(시에나 밀러)와 변두리 허름한 식당에서 양고기를 요리하던 '데이비드'(샘 킬리) 등도 아담의 요청에 '셰프 어벤저스'에 합류한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다된 요리 접시를 내던지고 요리사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은 아담의 괴팍한 성격 때문에 미슐랭 가이드 별 3개를 향한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아담의 괴벽은 성격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요리에 대한 과도한 열정의 공격적인 표출일 수 있다.

"난 배고파서 먹는 음식이 아닌 먹기 아까워서 못 먹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는 그에게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기에 요리에서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그에게 미슐랭 가이드 별 3개는 '완벽함'을 의미한다.

"훌륭한 것으론 모자라. 완벽해야만 하지. 단 하나만 잘못돼도 우린 끝장이야"

하지만 배신과 반전, 경쟁과 우정, 좌절과 재도전을 통해 아담은 별 3개를 얻기 위해서는 '완벽함'만을 추구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 '셰프'는 셰프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큰 장점도 있다.

실제 미슐랭 가이드 별점 2개의 평가를 받은 영국 요리사 마커스 웨어링이 요리 자문으로 참여했다. 아담 역을 맡은 브래들리 쿠퍼는 '미슐랭 3스타'인 고든 램지로부터 특별과외를 받기도 했다.

촬영은 런던의 유명 호텔인 랭함호텔의 레스토랑과 주방에서 이뤄졌고, 실제 셰프 8∼9명이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고급 요리를 만드는 화려한 과정뿐 아니라 테이블보를 깔고, 나이프와 포크, 와인잔을 세팅하고 요리 후 주방기구와 식기를 세척하기까지 요리의 앞뒤 전 과정을 스크린에 담아 레스토랑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그려냈다.

영화 '세프'의 원제는 'Burnt'다. 최고 요리를 만들기 위해 그 이전에 수많은 요리를 태우고(burnt), 그 과정에서 손과 팔은 온갖 화상을 입고(burnt), 그렇게 요리에 대한 애정을 불태웠음(burnt)을 의미한다.

11월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