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 26일(미국시간) 미국 현지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2021년 계획'이 화두에 오르자, "글쎄요, 누가 알 수 있을까요"라며 크게 웃으며 답했다.
이날 추신수는 '내일'과 '2021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모든 질문에 추신수는 "뛰고 싶다"고 답했다.
추신수는 "이렇게 시즌을 끝내고 싶지 않다. (팀의 2020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내일(28일) 경기에 뛰고자 지금도 노력 중이다. 정말 뛰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4회 홈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홈을 찍은 왼손 대신 먼저 땅을 짚은 오른손 손목을 다쳤다.
추신수는 "처음에 다쳤을 때는 일주일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의사가 '4∼6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전에도 빠르게 회복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빠른 복귀를 준비했다"며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빨리 낫지 않는다. 내게 실망도 했고, '더 힘든 일을 겪는 분도 있다'고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만 치른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텍사스는 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를 치르면 2020년 일정이 끝난다.
'텍사스와의 계약 마지막 해'라는 점이 추신수에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라도 꼭 뛰어야 한다"는 동기 부여를 안긴다.
추신수는 "오늘도, 내일도 포기하지 않고 복귀전을 준비할 것이다"라며 "물론 내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해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한 타석이라도 뛰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다"고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왼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 4회초 1사 1, 3루에서 조이 갤로의 2루타 때 1루에서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하고 있다. 이때 추신수는 부상을 당했다.
추신수는 2013년 말 자유계약선수(FA)로 텍사스와 7년간 1억3천만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그 계약이 끝난다.
추신수는 "7년 동안 텍사스, 한 팀에서 뛴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 트레이드 얘기가 자주 나왔지만, 나는 여기에서 7년을 뛰었다"며 "텍사스에서 좋은 동료와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텍사스에서 7년 동안 후회 없이 뛰었다"고 일곱 시즌을 돌아봤다.
추신수는 "2년 정도 더 뛰고 싶다.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그 정도는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시즌에 생각이 바뀔 수는 있지만, 일단은 평소처럼 (훈련하며) 비시즌을 보낼 생각이다. 올해처럼 60경기를 치르는 게 아닌, 162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시즌을 끝으로, 내 커리어를 마감하고 싶다"라고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코로나19 여파로 각 구단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베테랑 야수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상태라는 점은 추신수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건 맞다. 나도 '상황이 나쁘다'라는 불안감은 있다"고 털어놨다.
추신수는 '한국행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는 게, 내 꿈 중 하나다. 특히 내 고향 팀이고, 내 외삼촌(박정태)이 오랫동안 2루수로 활약한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는 꿈을 꾸기도 했다. 당연히 롯데에서 뛰면 행복할 것이다"라면서도 "한국행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게는 가족도 있다. KBO리그에서 뛴다면 좋은 기억이 생기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더 현실적인 것 같다"고 했다.
2007년 KBO가 연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SK 와이번스가 추신수를 지명한 터라 추신수는 KBO리그에서 뛰려면 SK와 계약해야 한다.
추신수의 현실적인 2021년 목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추신수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가장 크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출전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첫해를 보내는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포스트시즌 출전을 앞두고 있다"며 "나는 14년을 뛰는 동안 포스트시즌에 두 차례만 나갔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14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열정적으로 뛴 추신수는 아직 '끝'을 생각하지 않는다.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현지 취재진 중 상당수가 "내년에도 추신수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추신수는 이에 감사 인사를 하며 "당장 내일도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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