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토종 애니메이션 '레드슈즈'가 아카데미상(오스카)에 도전해 눈길을 모았다.
제작사 싸이더스 애니메이션은 '레드슈즈'가 지난달 말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지난 9일 밝혔다.
1차 후보에는 '레드슈즈'를 포함해 총 27개 작품이 선정됐다. 후보 리스트에는 디즈니픽사의 '소울',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드림웍스의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 '트롤: 월드투어' 등의 유명 스튜디오 작품들이 함께 올랐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한국 작품이 1차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카데미 입후보의 자격과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 사장에서 국내 작품이 주목받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레드슈즈'는 홍성호 감독의 3D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2019년 국내서 개봉해 그해 8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애니메이션 부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유럽, 호주를 비롯해 선 판매 된 세계 123개국에 개봉했고, 스페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할리우드 6대 메이저 배급사인 '라이온스 게이트'를 통해 미국 등 북미에도 진출했다.
그동안 한국인이 일부 제작에 참여하거나, 투자·기획으로 참가한 작품이 미국에 진출한 사례는 있었지만, 모든 과정을 한국인이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이 미국 배급사를 통해 현지에 진출한 것은 '레드슈즈'가 최초다.
황수진 싸이더스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는 "어려웠던 미국 진출에 이어 아카데미에 도전해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계속 문을 두드리다 보면 머지않은 시기에 높은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 96개 작품에도 한국 작품 3편이 포함됐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한국인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 오의 신작 '오페라'와 김강민 감독의 '꿈', 김성희 감독의 '호랑이와 소' 등이다.
에릭 오 감독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에 참여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오페라'는 2020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올해 서울에서 대형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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