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링 주변에서 25년간 활약하며 수많은 챔피언을 배출한 복싱 프로모터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선데이 미러' '가디언' 등 다수의 영국 매체는 11일(한국시간) 전 헤비급 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의 매니저였던 프랭크 말로니(61)가 현재 여성으로 성을 바꾸기 위한 수술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과 함께 '켈리'로 개명한 말로니는 선데이 미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잘못된 몸으로 태어났으며 언제나 스스로를 여성으로 여겨왔다"고 성전환을 선택한 이유를 알렸다.

지난해까지 25년간 복싱 프로모터와 매니저로 일한 말로니는 루이스를 비롯해 총 5명의 복서를 세계 챔피언으로 이끌고 수많은 선수를 유럽 챔피언 자리에 앉히며 명성을 떨쳤다. 

복싱 프로모터가 되기 전에는 경마 기수와 프로축구 선수를 꿈꿨다. 그는 폭력적인 성향으로 유명한 프로축구 밀월 서포터로도 유명하다. 

극우성향의 영국독립당(UKIP) 소속으로 2004년 런던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당시 말로니는 "게이들 사이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싶지 않다"는 등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거리낌 없이 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모터 은퇴를 선언한 뒤 트랜스젠더 권익 보호 단체인 '티지 팰스(TG Pals)'에서 활동하더니 이번에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을 전했다. 

말로니는 "언제나 드레스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차림으로 복싱장에 들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라면서 "나는 정신적으로 분열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는 그림자 속에서 살 수 없기에 수술을 결정했다. 이 짐을 지고 계속 살아간다면 죽을 것만 같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복싱 역사상 최고의 프로모터 중 한명으로 꼽히는 말로니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너그러워졌으면(open-minded) 한다. 나는 내가 여성이었더라도 복싱 일을 잘해냈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