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은 15승이다.
지난 2006년 88세의 나이로 영면한 LPGA 투어 초창기 멤버 패티 버그(미국)가 세운 기록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보유한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18)에는 모자라지만 니클라우스의 기록과 마찬가지로 후배들이 넘기힘든 높은 산이다.
하지만 버그의 기록과 박인비의 상승세를 분석하면 박인비가 버그를 뛰어넘어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버그는 LPGA 투어에서 통산 60승을 올렸지만 메이저대회 승률이 유난히 높았다. '메이저 사냥꾼'의 원조인 셈이다.
통산 승수 가운데 25%를 메이저대회에서 올렸다.
LPGA투어 최다승 기록(88승)을 보유한 케이시 위트워스(미국)는 메이저 트로피가 고작 6개 뿐이다. 82승을 올려 위트워스에 이어 다승 2위인 미키 라이트(미국)는 메이저대회에서 13번 우승했다. 전체 우승 횟수에서 메이저대회는 15.9%에 불과하다.
72승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역시 메이저대회 비중은 13.9%에 그친다.
남자 선수들도 꺾었던 '여장부'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통산 41승 가운데 10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뽑아내 버그와 비슷한 메이저대회 승률을 올렸을 뿐이다.
박인비는 버그보다 메이저대회 우승 비율이 더 높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LPGA투어에서 16승을 올렸다. 절반에 가까운 43.8%가 메이저대회이다.
메이저대회가 버그가 활동하던 시절보다 훨씬 많아진 점도 기록 경신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버그의 메이저 트로피 사냥에서 특이한 점은 한 시즌에 두번 이상 메이저대회 우승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메이저대회를 두차례씩 제패한 1948년, 1955년, 1957년 등 3시즌을 빼면 매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은 한번씩에 그쳤다.
당시 버그가 선수로 활약할 때는 메이저대회가 시즌에 1개나 2개에 불과했고 전성기가 지나서야 메이저대회가 4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버그가 19살의 나이로 처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1937년부터 1942년까지는 메이저대회가 2개 뿐이었다.
1943년부터 1945년까지 3년 동안은 메이저대회는 단 1개만 열렸다. 1946년부터 1954년까지는 메이저대회가 3개였고 1955년부터 메이저대회가 4개로 자리를 잡았지만 버그는 이미 37세의 노장이었다.
지금은 해마다 메이저대회가 5개씩 열린다.
박인비는 2013년 한 시즌에만 메이저대회 3승을 쓸어담았다. 올해도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2개 품에 안았고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올해도 3승을 채운다.
박인비는 올해 27세. 만40세까지 13년이나 남았다. 지금 박인비는 샷이나 정신력에서 전성기이다.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7승 가운데 6승을 2013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에 몰아쳤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자 메이저대회에서 유난히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버그가 활동하던 시대에 비해 선수층이 훨씬 두터워진 것은 메이저 최다승 기록 경신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당대 최고의 선수로 군림한 소렌스탐도 메이저대회 우승은 수월하지 않았다.
LPGA 투어 사상 가장 뛰어난 테크니션으로 통했던 낸시 로페스(미국)는 48승을 거뒀지만 메이저대회에서는 3번 우승하는데 그쳤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투어에서 27승을 올리며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면서도 메이저대회 우승은 2차례 뿐이었다.
파죽지세로 니클라우스의 18승 기록을 향해 진군하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기록 경신에 5승을 남기고 사실상 무릎을 꿇었다.
박인비의 새로운 도전은 기량과 정신력 뿐 아니라 끈기와 의지, 그리고 행운까지 겹쳐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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