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사랑이 이긴다'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이 한국에서 영화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민 감독은 지난달 28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된 '사랑이 이긴다' 특별시사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 작품이 한국에서 만들어 개봉하는 마지막 영화"라고 밝혔다.

이어 "왜 재미있는 영화만이 있어야 하고, 왜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국은 앞으로 흥행성 좋은 영화 몇 편만 있으면 1년 극장이 다 채워지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 감독은 "꼭 한국에서 만들어 한국에서 개봉해야 한국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랑이 이긴다'는 청소년의 자살과 무너져가는 한국의 가족 구조를 심도 있게 다룬 장편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기파 배우 장현성과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최정원, 오유진이 출연한 이 영화는 무너져가는 가족 속에서 방황하는 아버지, 딸을 몰아세우는 어머니,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한국가톨릭문화원이 나서 제작비를 전액 투자해 의미를 더했다. 한국가톨릭문화원은 문화예술의 힘을 빌려 종교의 의미를 실천하는 기관으로, 영화를 만들어 극장에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독일 함부르크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 호평을 받았으며 다양성 영화를 지원하는 일부 극장에서 소규모로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