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사는 아드리안(휴고 데시우), 레아(클로에 주아네), 테오(루카스 펠리시에) 삼 남매.
부모의 이혼 문제로 아직 미성년자인 삼 남매는 외할머니(안나 갈리에나)의 손에 이끌려 프로방스에 있는 외할아버지 폴(장 르노)을 난생처음 만나게 된다.
17년 전 딸과 절연한 고집불통 폴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손주 아드리안과 레아 때문에 자신의 일상이 깨지는 사실이 영 탐탁지 않다.
프로방스에서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며 전원생활이 몸에 익은 무뚝뚝한 폴과 도시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물든 삼 남매는 영화 초반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러나 폴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손자 테오가 자신을 따르며 농장 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차츰 삼 남매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런 폴의 마음을 알아차린 테오는 폴의 손을 꼭 잡고 빛나는 웃음으로 화답한다.
처음에는 초고속 와이파이(WIFI)와 빵빵한 냉방 시설만 찾으며 전원의 단조롭고 투박한 삶에 불평하던 아드리안과 레아도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소몰이 축제, 해먹에 누워 낮잠 자기, 하이킹과 태닝 등을 통해 프로방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러브 인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속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아비뇽을 배경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 사랑과 가족애를 따듯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
스크린에는 라벤더와 올리브, 향수의 고장으로 유명한 프로방스의 선선한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 초록빛 들판이 상영 내내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펼쳐진다.
'레옹'(1994)에서 고독한 킬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 르노가 이번 영화에서 겉으로는 투박하지만, 속 정 깊은 친근한 할아버지로 연기 변신을 했다. 장 르노는 실제 프로방스에 사는 지역 주민이기도 하다.
그가 연기한 폴은 1970년대 히피(서구 기성 사회생활 양식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혼돈과 소음 속에서 살았던 젊은 날의 후회와 상처를 간직한 인물이다.
프로방스에서 조용한 삶을 통해 과거를 치유하고자 하는 폴은 오토바이를 좋아했던 자신을 감추고, 올리브 나무에 애정을 쏟으며 마음에 위안을 얻으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는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황혼의 주인공과 10대 아이들을 통해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찬란한 자연환경 속에서 여유와 낭만을 벗 삼아 심각한 문제들을 경쾌하게 이끄는 분위기와 공감을 자아내는 매력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 이전과 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장 르노는 "한마디로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10월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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