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자욱한 찻길을 건너 숨가쁘게 언덕길을 올라가면 단추공장이 보이는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 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넥스트 3집 '세계의 문 Part 1-유년의 끝' 중에서)
고(故) 신해철씨가 지은 노랫말을 담은 추모비가 서울 강북구 번동의 북서울꿈의숲에 연말 건립된다. 이 지역은 그가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살던 곳이다.
1일 서울시와 신씨의 팬클럽에 따르면 양측은 연말 신씨 추모행사를 열 때 추모비 제막식도 함께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팬클럽 측은 당초 이달 27일 신씨 기일에 맞춰 추모비를 공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주기에는 유족 측이 주관하는 행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신씨의 대학가요제 데뷔일인 12월 24일 제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팬클럽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팬클럽과 전상일 디자이너는 서울시와의 미팅에서 디자인 안을 제출했다.
가안의 추모비는 높이 2.7m, 폭 1.2m 크기로 '유년의 끝' 노랫말 일부를 새기고 문(門)을 형상화한 벤치 형태다.
가사 중 '언덕길'과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는 신씨가 오래 살았던 번동 일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씨는 과거 저서에서도 북서울꿈의숲의 전신이자 어린 시절 친구들과 야구를 하던 드림랜드에서 공연한 사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는 팬클럽이 낸 추모비안을 접수하고 디자인심의위원회와 공원조성과 심의를 거쳐 연내 제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추모비 제작 비용은 약 1천만원으로 예상되며 팬클럽 측에서 클라우드 펀딩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문화사업팀 관계자는 "시에서는 공간 제공 역할을 맡았으며 각종 위원회 심의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 심의 일정이 빠듯하긴 하지만 원활히 이뤄지면 12월에 제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클럽 관계자도 "다음 달 1일에는 북서울숲에서 팬들로 구성된 밴드의 추모공연과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추모비 제막 사업 관련 홍보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해철씨는 지난해 10월 17일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축소술을 받은 뒤 고열과 심한 통증, 심막기종 등 복막염 증세를 보이다 그달 27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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