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웜홀', '신의 입자', '웨이브', '프렉탈'….
이는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가 5일 0시 공개하는 정규 6집 '베이직'(BASIC)의 수록곡 제목들이다.
앨범 제목과 트랙리스트만 봐도 뚜렷한 콘셉트로 기획된 앨범처럼 보인다. 싱글이나 미니음반이 아닌, 10곡으로 꽉 채운 정규 앨범을 냈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6집 쇼케이스를 열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기본·정체성은 무엇일까'란 고민에서 출발했다"며 "우린 가창력을 무기로 시작해 퍼포먼스로도 사랑받은 그룹이니 기본으로 돌아가 앨범을 작업했다"고 말했다.
보컬과 춤 등 이들의 최대 무기를 입힌 음악에는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며 발견한 것들을 과학, 철학적인 키워드에 녹여냈다고 한다.
조영철 프로듀서는 칠판을 꺼내놓고 이번 콘셉트를 설명했고 멤버들은 공부를 해가며 작사 등에 참여했다고 한다.
나르샤는 "처음엔 어려웠다"며 "음악 하는데 이렇게 학문적인 부분까지 파야 하나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어차피 도전이라면 아예 어렵게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감히 했다. 공부하면서 많이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었다.
접근은 어려웠지만 가사에는 사랑, 잠들기 전의 잡념과 강박 등 인생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쉽게 풀어져 있다.
신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댄스곡인 타이틀곡 '신세계'에선 "우리가 발견한 신세계가 놀랍다. 너희도 보지 않을래?'란 내용을 실었다. 뮤직비디오도 미래적인 이미지로 합을 맞췄다.
또 '웜홀'은 "원래 웜홀(Worm Hole)이 우주의 서로 다른 시공간을 잇는 통로인데 우린 사랑의 차원은 통로를 넘어설 때 뜨거운 국면으로 넘어간다는 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스펠링을 'Warm Hole'로 붙였다"고 소개했다.
재즈 사운드가 가미된 경쾌한 곡으로 뮤직비디오에서 바니 걸스를 연상시키는 1960~70년대 복고풍 의상을 입어 "역대 가장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라이트'(Light)란 곡에선 삼포·오포세대란 말이 나오는 현실에서 내면으로부터 빛과 희망을 찾자고 하고, '아토믹'(Atomic)에선 사랑을 할 때 폭발하는 감정을 원자 폭탄에 비유했다.
새 소속사 에이팝에 둥지를 틀고 2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앨범인 만큼 멤버들이 위염과 수면 부족으로 고생하고 정신력으로 버틸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제아가 두 곡의 작곡, 가인이 안무, 미료가 전곡의 랩 가사에 참여하고 나르샤가 드라마 촬영 중에도 스타일링의 아이디어를 냈다.
나르샤는 '신세계'의 뮤직비디오를 본 뒤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내심 뿌듯하고 우리가 대견스러워 울컥한다"고 말했다.
올해가 데뷔 10년 차인 이들은 가요계에서 맏언니로 성장해 가고 있다. '센 언니' 이미지가 강해 '걸 크러시'(Girl crush·여성이 여성에게 반하는 것)의 대표적인 팀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책임감도 있어보였다.
미료는 "'아! 역시 브아걸이구나'란 소리를 듣고 싶다"고, 제아는 "우리끼리 10년 차란 말을 안 했는데 넷 다 남자 같은 성향 덕인지 서로 응원하며 하다 보니 10년이 됐다. 음악이 궁금해지는 그룹으로 인식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인은 '센 언니들이 돌아왔다'는 평에 "'아브라카다브라' 때부터 센 이미지가 있다"며 "쉽게 말해 남자보다 여자가 좋아하는 이미지인데 여성 팬들이 더 많다. 세고 파격적이란 건 어린 친구들보다 겁이 없어 에너지가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멤버들은 "센 언니들로는 백지영, 채리나 언니들이 있는데 요즘엔 래퍼 치타, 제시 등 무서워 보이는 친구들이 많더라"고 웃었다.
그럼에도 급격히 변하는 음원 시장에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최대 경쟁력은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본질은 음악이에요. 우리의 경쟁력도 퍼포먼스보다는 보컬과 랩을 자신 있게 담은 음악이죠.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작업해 정규 앨범으로 낸 겁니다."(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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