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맥베스' 스틸컷
[사진]영화 '맥베스' 스틸컷

실제 작품의 배경이 된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촬영돼 현장감이 살아 있는 영화 '맥베스'가 다음달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는 원작인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줄거리를 충실히 따라간다.

글래미스의 영주이자 스코틀랜드 최고의 전사 맥베스(마이클 패스벤더)는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 마녀의 예언을 듣게 된다. 세 마녀는 코더의 영주가 되고 미래의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세 마녀는 그 옆에 있던 맥베스의 절친한 전우 뱅코우(패디 콘시딘)에게는 '왕이 되진 못하나 대대로 왕을 낳을 것'이라는 말한다.

첫번째 예언은 곧 실현된다. 덩컨왕(데이비드 튤리스)이 반란 모의를 자백한 코더 영주를 사형하고 후임으로 맥베스를 임명한 것이다.

설마 했던 맥베스는 첫번째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는 불현듯 불충한 욕망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영지를 찾은 덩컨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되겠다는 의지를 붙태운다.

거사에 앞서 정의와 야망 사이 고뇌하는 맥베스를 부추긴 것은 그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마리옹 꼬띠아르).

아내의 속삭임에 넘어가 덩컨왕을 시해한 맥베스는 살인의 혐의가 잉글랜드로 도망친 맬컴 왕자(잭 레이너)에게 돌아가도록 흉계를 꾸민 뒤 왕위에 오른다.

두번째 예언까지 실현되자 맥베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세번째 예언, 뱅코우의 자손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현실화될까 두려워서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면서까지 왕을 시해했는데 그 혜택이 자신의 자식이 아닌 뱅코우의 자식에게 돌아가게 됐다는 허무함도 있었다.

맥베스는 근심의 근원인 뱅코우와 그 아들을 살해하고자 자객을 보낸다. 뱅코우는 자객의 손에 죽으나 그의 아들은 도망친다.

이후 맥베스는 뱅코우의 유령에 시달리며 한발 한발 비극적 결말로 다가간다.

영화는 원작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해내고자 했다. 그 일환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온 대사를 최대한 원문 그대로 등장인물의 대사에 반영하고자 했다.

예컨대 맥베스가 덩컨왕을 살해하고 나서 한 대사 "얼마나 맑은 물이어야만 이 손의 피를 깨끗이 씻어 버릴 수가 있을까? 이 손이 오히려 저 넓고 넓은 파란 바다를 빨갛게 물들여 핏빛으로 바꾸어 놓을 거야"가 고스란히 영화에 나온다.

활자인 작품을 현실감 있게 시각적으로 재현한 것은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스코틀랜드 군대에 자문해 전투 장면을 실제에 가깝게 구현하고자 했으며 스코틀랜드 현지 로케이션에서 역사적 고증이 반영된 소품, 의상, 세트장 등으로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현장감 있게 전달해준다.

저스틴 커젤이 연출한 이번 영화는 희곡 '맥베스'를 원작으로 한 네번째 영화다. 오손 웰스가 1948년, 로만 폴란스키가 1971년, 제레미 프리스턴이 1997년에 각각 영화화한 바 있다.

12월 3일 개봉. 11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