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진부할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게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로에서 관객 22만명을 끌어들인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극적인 하룻밤'은 이른바 '몸친'으로 시작한 남녀 관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묻고 있다.
지방대 출신에 임용고시에도 실패한 기간제 체육교사 정훈(윤계상)과 셰프를 꿈꾸지만 아직은 푸드 스타일리스트 보조인 시후(한예리)는 각자 전 애인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엮이게 된다.
정훈의 옛 여자친구인 주연(박효주)은 정훈이 아는 형 준석(박병은)과 결혼하는데, 준석은 시후의 전 남자친구이고 주연은 시후가 아는 언니이기도 하다.
정훈네 집에서 상심한 정훈은 술을 마시고 시후는 알약을 집어삼킨다. 정훈은 술김에, 시후는 약 기운에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술을 깬 정훈은 약 기운이 퍼져 쓰러진 시후를 발견해 응급실로 옮긴다. 한 차례 자살 소동 후 둘은 다시 잠자리를 갖게 된다.
두 차례 관계 후 헤어지는 정류장에서 시후는 정훈에게 제안한다. "딱 몸친, 거기까지만. 열 개 다 채우고 빠이빠이, 어때?"
마침 정훈의 손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고 받은 쿠폰이 들려 있었다. 쿠폰은 커피 두 잔에 해당하는 도장 두 개가 찍혀 있었고. '커피 마시자'는 암호로 두 사람은 육체적 관계를 맺고 쿠폰 도장은 늘어만 갔다.
서로의 애인에게 자신의 애인을 빼앗겼다는 묘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둘은 육체적 관계를 거듭할수록 정서적으로도 가까워지나 어차피 시한부 관계. 도장 열 개라는 끝이 이미 예고돼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선택의 여지는 있는 법. 이 관계를 여기서 끝낼 것인가 더 이어갈 것인가.
영화는 사랑해서 섹스를 하는 것인지, 섹스를 하다 보니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지 이런 오래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영화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어려움을 다루며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이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훈이 겉으로 '쿨'한 척하지만 관계 맺기에 소심한 이유를 이른바 'N포 세대'의 정서에서 찾는다. 정훈은 말한다. 지방대 나오고 변변찮은 직업도 없는 나에게 사랑이 뭐고, 연애가 뭐냐고.
이 영화를 연출한 하기호 감독은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다 포기하고 사는 세대 같다. 연애만큼은 등급을 생각하지 말고 용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찍었다. N포 세대가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12월 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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