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오브 더 씨(원제 In the Heart of the Sea)는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白鯨·Moby-Dick)에 영감을 준 에식스 호의 처절했던 조난 기록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미국 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의 논픽션 기록을 원작으로 했다. '백경'이 포경선 피쿼드 호의 침몰과 야성적인 집념의 화신인 에이허브 선장의 죽음으로 마무리됐다면, 필브릭의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인간의 사투에 초점을 맞춘다.
표류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 심리의 미묘한 변화와 갈등, 생존을 위협하는 갈증과 굶주림, 살고자 하는 의지의 충돌, 아사 직전에 놓여 동료의 인육을 먹어야 했던 과정을 담담히 그려냈다.
주인공인 일등 항해사 오언 체이스 역을 맡은 크리스 헴스워스는 영화를 "모든 면에서 한계에 부닥치는 인간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참혹한 항해 후 거의 200년간 허먼 멜빌의 소설에 가려 잊혔던 사실과 진실을 조명하는 데 치중한다.
19세기 포경 산업은 땅에 구멍을 뚫고 석유를 구하는 법을 모르던 시기에 유일했던 기름 산업이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는 고래기름으로 램프를 태웠다.
이런 시대적 배경 묘사와 작은 나무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작살로 고래를 잡는 19세기 포경 장면은 사실적으로 그려져 몰입감을 더한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흰 고래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과 19세기 최악의 해양 재난이라고 불리는 에식스 호의 침몰도 압도적인 스케일로 생생하고 강렬하게 스크린에 담겼다.
다만, 멜빌의 소설 '백경'이 제시한 인간 대 자연의 대결과 공존이라는 철학적인 주제와 거대한 대서사시적인 관점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느껴진다.
'뷰티풀 마인드'(2001), '아폴로 13'(1995), '우리 아빠 야호'(1989) 등을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의 작품이다.
12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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