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새뮤얼 풀러(Samuel Fuller) 특별전이 4일부터 16일(월요일 제외)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새뮤얼 풀러는 1970년대 아메리칸 뉴 시네마에 깊은 영향을 준 작가로, 전후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으로 꼽힌다.
폭력적인 광기의 에너지, 독창적이고 대담한 스타일로 미국 사회의 이면을 끄집어내는 작품을 주로 연출했다.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특히 장 뤽 고다르는 '미치광이 피에로'에 풀러를 출연시켜 그에 대한 오마주를 표했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풀러는 신문 사회면에 나올 만한 소재로 누구나 한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강인하고 압도적인 액션 장면을 찍었다.
'영화 원시인'이라는 별명처럼 난폭하고 격렬하며 때로는 심미적으로 미국 사회의 폭력적 내면을 파고들었다.
거칠어 보이지만 섬세하게 계산된 연출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했다.
이번 특별전 상영작은 모두 13편이다.
감정이 한 치도 드러나지 않는 냉정한 전쟁영화 '철모'(1951), 거대 기업의 횡포를 보여주며 미국 사회의 허상을 비판하는 '파크 로우'(1952), 유연하고 파워 넘치는 카메라워크와 정교한 폭력 연출이 일품인 '사우스 스트리트의 소매치기'(1953)가 영화팬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바버라 스탠윅이 주연을 맡은 여성판 서부극 '40정의 총'(1957), 미국 사회의 무정부주의적 가치관을 누아르 분위기로 담아낸 '미국의 암흑가'(1961), 광기에 사로잡힌 미국 사회를 정신병동으로 표현한 '충격의 복도'(1963), 인간의 폭력성을 묘사한 '네이키드 키스'(1964), 인종차별주의를 고발하는 '마견'(1982) 등도 관심을 끈다.
영화의전당은 5일 오후 6시 김성욱 영화평론가를 초청해 새뮤얼 풀러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특별강연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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