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포경선 에식스 호 선원들에 대한 처절했던 조난 기록이 원작인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주인공 크리스 헴스워스(32).
이번 영화에서 에식스 호의 일등 항해사 오언 체이스 역을 맡은 그는 전작 '어벤져스', '토르' 시리즈 등을 통해 우람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로 영화 팬들에게 각인돼 있다.
헴스워스는 지난달 '하트 오브 더 씨' 촬영 중에 찍었던 사진 한 장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에서 그는 토르의 근육질 몸매가 아닌 앙상한 몸에 덥수룩한 긴 머리와 수염을 한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헴스워스는 "('하트 오브 더 씨' 촬영 당시) '로스트 앳 씨'(Lost At Sea)라고 불린 다이어트를 했다.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적었다.
영화는 94일 동안의 표류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 심리의 미묘한 변화와 갈등, 생존을 위협하는 갈증과 굶주림, 살고자 하는 의지의 충돌, 아사 직전에 놓여 동료의 인육을 먹어야 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배우들은 이를 위해 영양사의 감독 아래 하루 500㎈ 이하의 식사를 하며 배고픔과 탈수증을 견뎌야 했다.
영화에서는 조난 초기 선원들이 건빵을 조금씩 나눠 먹으며 삶을 연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건빵을 먹으며 체중 감량에 도전했다는 후문이다.
헴스워스는 "선원들은 몇 달간 바다에서 표류했고, 발견된 당시 뼈만 남은 앙상한 상태였다"며 "배우들은 선원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배고픔을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양실조에 걸리고 태양빛에 과도하게 노출돼 손상된 외모를 연출하기 위해 메이크업, 시각효과, 의상 등이 활용됐다.
시각효과 팀은 영화 후반 작업 때 모든 인물의 근육을 섬세하게 제거했다. 의상팀은 애초에 옷을 조금씩 커 보이게 만든 뒤 뒷부분을 묶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옷을 느슨하게 풀어 품을 달라 보이게 했다.
아울러 에식스 호를 공격한 흰 고래는 영화의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만큼 고래를 이해한 뒤 그 모습을 창조하기 위해 해양 포유류 전문가와 해양 생물학자들의 전문지식이 동원됐다.
영화를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은 "선박이 고래의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던 기이한 일이었다"며 "인간의 포획을 더 이상 참지 못했던 고래가 어쩔 수 없이 공격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백색의 고래는 지나치게 여리고 평온한 느낌을 줄 우려가 있어 나이가 들어 벗겨진 피부에 듬성듬성 흰색이 보이는 설정으로 길이 30m, 무게 80t, 꼬리 6m의 거대한 향유고래의 모습이 탄생했다.
여기에 인간이나 다른 포식자와 싸우며 생긴 상처까지 표현하는 시각 효과의 섬세함을 더했다.
영화는 미국 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의 논픽션 기록이 동명 원작이다. 원작은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白鯨·Moby-Dick)에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백경'이 포경선 피쿼드 호의 침몰과 야성적인 집념의 화신인 에이허브 선장의 죽음으로 마무리됐다면, 필브릭의 기록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사투에 초점을 맞춘다.
허먼 멜빌은 오언 체이스가 남긴 생존기를 읽고 '모비딕'의 에이허브 선장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오언 체이스를 보며 소설의 에이허브 선장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관람 포인트다.
원작은 2000년 출간돼 그해 타임지 선정 최우수 논픽션, 전미도서상 선정 논픽션에 선정됐다.
2001년부터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제작에 돌입했고, 영화는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끝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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