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스틸컷
[사진]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스틸컷

'토토의 천국', '제8요일', '미스터 노바디'로 거장의 반열에 든 브뤼셀의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이웃집에 신이 산다’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사춘기 소녀 에아(필로 그로인)의 아버지는 신(브누와 포엘부르드)이다. 말 그대로 세계를 창조한 신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진 인자한 성격이 아니다. 인간을 괴롭히기 좋아하고 고집불통에 자기 멋대로인 신이다.

에아는 그런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의 비밀인 인간의 수명을 인간들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오빠인 예수(다비드 무르기아)로부터 탈출 방법을 배워 인간 세계로 내려간다.

휴대전화 메시지로 자신의 수명을 알게 된 인간 세계는 한바탕 소동이 난다. 수명이 수십년 남은 젊은이는 자신이 죽지 않는 점을 이용해 재미삼아 자살을 시도한다. 일부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좌절하기도 한다. 전쟁의 포화가 멈추기도 했다. 적을 죽이고 싶어도 죽는 날짜를 바꿀 수 없기에 전쟁을 벌일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간 세계로 간 에아는 6명의 사도를 구한다. 팔이 하나밖에 없는 여자, 성도착자, 살인자,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사무직 근로자,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이 에아의 사도들이다.

에아는 이들과 함께 다니며 성서를 새로 써 내려가고 아버지 신은 인간 세계로 내려와 에아를 뛰쫓으며 영화는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자코반 도마엘 감독은 공동 각본가인 토마 귄지그와 함께 '신이 괴짜라면? 아들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아무도 몰랐던 딸까지 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이 시나리오를 6개월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감독은 "자신이 죽는 날짜를 모른다는 것은 우리가 죽음에 대해 잊어버리고 영혼불멸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죽음의 그림자는 우리의 삶에 대한 의욕을 살려내왔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천국은 죽음 후가 아닌 지금, 여기이다. 우리는 오래 살지 않는다. 즐겨라, 너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해라'는 말을 희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원제는 '완전 새로운 신약'(The Brand New Testament)이다. 신의 알려지지 않은 딸이 쓴 성서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115분. 청소년관람불가.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