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개봉하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영제 Star Wars: The Force Awakens)는 스타워즈의 첫 탄생 이후 7번째로 나온 영화다.
애초 9부작으로 계획된 이 시리즈물은 특이하게도 에피소드 4인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년)이 가장 먼저 개봉했다. 이어 제작된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1980년),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1983년)까지가 오리지널 3부작을 구성한다.
에피소드 1~3에 해당하는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 '스타워즈: 클론의 습격'(2002년), '스타워즈: 시스의 복수'(2005년)가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3부작이다.
고로 이번 영화는 전작이자 세 번째 에피소드인 '스타워즈: 시스의 복수'가 2005년 개봉한 이후 10년 만이다.
또 이야기 전개상으로는 국내에서 1987년에 개봉한 여섯 번째 에피소드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의 다음 편이다.
이번 영화는 여섯 번째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서 30년이 지난 이후의 이야기를 다뤘다.
전작에서 다스베이더의 제국군을 물리치고 평화의 시대를 연 반란군의 수장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는 양성하던 제다이들을 잃고 은둔에 들어간다.
은하계를 구한 영웅의 이야기가 전설로 회자하는 시대. 정의는 점점 사라지고 다시 악이 득세하기 시작한다.
레아 공주(캐리 피셔)는 반란군의 수장으로 제국을 잇는 악한 군사조직 퍼스트오더에 맞서지만 수세에 몰린다.
퍼스트 오더가 어둠의 기운을 떨쳐가자 반란군은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를 찾으려 한다. 반란군 최고의 파일럿 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작)은 루크를 찾을 수 있는 지도를 손에 넣어 로봇 드로이드 BB-8에 숨긴다.
반란군이 루크를 찾아내는 일을 막으려는 퍼스트오더 소속 전사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에게 붙잡힌 포 다메론은 퍼스트오더를 등진 핀(존 보예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한다.
사막 행성에서 고철을 모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소녀 레이(데이지 리들리)는 우연히 드로이드 BB-8을 만난 것을 계기로 루크의 행방을 찾는데 가담한다. 여기에 제다이를 도왔던 최고의 파일럿 한 솔로(해리슨 포드)가 합류한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월트디즈니사가 이 시리즈를 창조해낸 루카스필름을 인수하고서 시리즈로 처음 내놓는 작품이다.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 4·5·6편)에 이어지는 속편인 이번 영화는 신구 캐릭터 사이에 가장 알맞고도 똑똑한 조화를 이뤄냈다.
1970~1980년대 개봉한 오리지널 3부작의 주역이었던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마크 해밀에게 익숙한 구세대와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에 더 관심을 보일 신세대를 모두 극장으로 끌어들일 진용을 갖췄기 때문이다.
에이브럼스 감독은 지난 9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모든 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해리슨 포드와 캐리 피셔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점과 시리즈의 대표적인 소재인 엑스윙과 광선검 등이 등장하는 장면은 스타워즈 고정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데이지 리들리라는 여성과 존 보예가라는 흑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극의 중심축으로 삼은 점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전투 장면도 3D라는 최신 기술을 접목해 지금까지 스타워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역동적으로 구현했다.
다만, 방대한 내용인 과거 스타워즈 시리즈를 공부하지 않아도 내용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에이브럼스 감독의 호언장담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오리지널 3부작에서 펼쳐진 스카이워커 가문의 비극은 이번 시리즈에서 또 다른 형태로 재현된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에서 많은 팬을 충격에 빠트린 '아임 유어 파더'(I'm your father)라는 대사와 설정처럼.
그러나 전작들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비극의 맥락이 무엇인지 이번 영화만 보고는 알기 어렵다. 마지막 장면도 스타워즈 고정 팬들에게는 엄청난 의미로,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결국, 전작들을 보고 극장에 가는 것이 이번 영화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객과 팬들의 관심은 엄청나다. 국내에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현재 실시간 예매율은 50%에 육박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월 나온 두 번째 예고편이 24시간 만에 조회수 1억1천200만 건에 달했고, 개봉 전 예매 실적이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워 역대 12월 개봉작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에피소드 8·9와 스핀오프 작품이 연이어 선보이며 새로운 스타워즈 신화를 이어간다.
내년 겨울 첫 스핀오프인 '로그 원: 스타워즈 이야기'(Rogue One: A Star Wars Story)를 시작으로 2017년 여름 에피소드 8, 2018년 한 솔로가 주인공인 두 번째 스핀오프, 2019년 에피소드 9가 개봉할 예정이다.
12월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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