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스틸컷
[사진]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스틸컷

영화 '버드맨'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은 그의 신작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순수한 자연에 대한 오마주"라고 규정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18일 중구 명동 CGV명동역에서 진행된 한국 기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콘크리트와 인공물로 뒤덮인 현대와 다른,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지구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182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모험가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모피를 얻고자 사냥에 나갔다가 회색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그가 부상에서 회복해 자신을 버리고 달아난 동료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이냐리투 감독이 배경의 90%가 자연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 영화는 1820년대 아메리카대륙의 자연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그는 "우리가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장엄한 경관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탐구하고 싶었다"며 "스마트폰이나 TV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독은 최대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구현하고자 ▲ 영화 속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할 것 ▲ 인공조명은 사용하지 않을 것 ▲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 롱숏에 도전할 것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는 "시간과 공간, 빛이 영화의 정수다. 어떤 시간의 공간을 창조하면서 그 시간에 맞는 빛을 창조하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자연에 풍덩 빠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원제 '레버넌트'(Revenant)는 '돌아온 사람', '유령'이라는 의미의 단어다.

감독은 "이 영화는 죽고 나서 다시 탄생하는 것에 대한 영화"라며 "사람이 죽은 뒤 돌아오는 과정에서 변할 수 있는가가 탐구하려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 개척시대의 이야기인 만큼 영화에 등장할 수밖에 없는 원주민들에 대해서 주인공과 같은 백인들과 "동일한 원칙을 갖고 같은 정서를 느끼는 사람"으로 그렸다고 했다.

실화에 없는 휴 글래스의 아들을 영화에 추가한 것은 그가 유독 부자관계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화에서 글래스의 아들은 원주민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그려진다.

그는 "원시·원초적이고 복잡한 관계가 존재하는 혈연관계이기에 부자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