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즈니, 픽사
[사진]디즈니, 픽사

공룡과 소년이 나오는 영화다. 감독은 둘의 관계를 "소년과 강아지에 비유한다면 '알로'가 소년이고, '스팟'이 강아지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가 알로고 누가 스팟일까. 당연히 소년이 '알로'이고 공룡이 '스팟'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디즈니·픽사의 신작 '굿 다이노'의 이야기는 정반대다.

'굿 다이노'는 디즈니와 픽사가 1995년 '토이 스토리'로 처음으로 공동작업한 이래 20주년을 맞아 내놓은 16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6천500만년 전 운석이 지구를 빗겨가 공룡이 멸망하지 않고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다소 엉뚱한 설정에 기반을 둔다.

공룡이 오랜 세월 지구에 살아남은 까닭에 말을 할 줄 알게 되고 농사도 짓고 목축까지 한다.

이에 반해 인류는 지구 상에 출현한 지 얼마 안 돼서인지 직립보행이 서툴고 4족 보행을 한다.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하고 늑대처럼 으르렁거리거나 목청 높여 운다.

알로가 공룡이고, 스팟이 소년인 이유다. '굿 다이노'에서는 야생소년인 스팟이 강아지처럼 공룡인 알로를 따라다니는 것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알로는 아파토사우루스다. 가장 큰 육상동물로 알려진 공룡이다. 몸무게는 30t에 달하고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몸길이가 20m가 넘는다.

그러나 알로는 아파토사우루스 중 유난히 몸집이 작다. 극중 알로의 크기는 5m49㎝. 작은 몸집만큼 겁도 많다.

아파토사우루스가 초식 공룡이라는 설정에 맞게 알로네 가족은 옥수수 농사로 먹고산다.

수확한 옥수수를 돌로 쌓은 창고에 보관하는데 누군가가 이 옥수수를 훔쳐간다. 알고보니 범인은 야생소년 스팟.
알로의 아버지는 식량을 축내는 해로운 '짐승'인 스팟을 죽이라고 하지만 알로는 차마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스팟을 살려준다.

이로 인해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외딴곳에 떨어진 알로는 스팟과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영화는 이 둘이 알로의 집을 찾아가는 길에 겪게 되는 모험과 모험 속에서 싹트는 둘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굿 다이노'는 미국 북서부 지역의 강과 산을 바탕으로 대자연의 경관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실사에 가깝게 구현해내는 기술적 성취를 이룩했다.

특히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하기 힘든 물거품이나 물결, 빗방울 등 액체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완벽에 가까운 그래픽 비주얼은 기후 변화에 따른 공기 중의 습도, 모래 알갱이의 무게까지 측정하는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을 거쳐 완성됐다고 한다.

이 영화는 한국계 피터 손 감독과 한국인 스태프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참여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디즈니·픽사 감독에 오른 피터 손 감독은 2000년 9월 픽사 스튜디오에 들어가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E' 등 여러 작품에 참여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한국에서 레지던트 1년차 때 돌연 미국으로 건너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2006년 픽사에 입성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라따뚜이', '업', '몬스터 대학교' 등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101분. 전체 관람가. 2016년 1월 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