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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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극장판에서 분량이 50분이 추가된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23일 공개됐다.

이날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 선보인 감독판은 기존 극장판에 비해 인물들간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들이 많이 추가됐다.

특히 '조국일보'의 이강희(백윤식) 주필이 막후에서 큰 판을 짜는 '기획자'로서의 모습이 부각됐다.

또,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가 인터뷰하는 첫 장면과 이 주필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마지막 장면이 추가돼 영화의 주제 의식이 극장판과 정반대로 느껴질 정도다.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영화다.

정치인 장필우 의원(이경영), 재벌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김홍파), 언론인 이 주필, 조직폭력배 안상구, 검찰 우장훈 검사(조승우) 등 우리 사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직업군이 모두 등장한다.

원작이 우리 사회의 부패와 비리가 생성되는 '시스템'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극장판은 그 시스템 속 '개인들'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이 영화를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밝힌 바 있다.

개인들간 대결을 중심으로 극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인물들간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들이 많이 편집됐다고 한다.

감독판에서는 이런 관계 설명 장면들이 되살아났다. 안상구가 왜 이 주필을 친형과 같이 따랐는지 둘의 20년간 관계가 드러나고, 안상구가 자신이 데리고 있던 걸그룹 출신인 주은혜(이엘)와 얼마나 애틋한 관계인지가 그려진다.

또 한번 물으면 끝까지 놓지 않은 우장훈 검사의 다혈질적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특히 극장판이 안상구와 우 검사가 극의 흐름을 이끌어갔다면 감독판에서는 이들의 상대진영에 있는 이 주필의 비중이 커졌다.

조국일보 편집회의 장면에서 이 주필이 이 신문사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지 표현되고, 또 여러 장면에서 모든 사건의 배후에 이 주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나타난다.

우 감독은 "디 오리지널에서는 인물들간 관계성에 집중을 많이 했다. 본편에서 생략됐으나 시나리오에 있던 인물들간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인물들간 과거 이야기가 풍성해지니 인물간 관계가 설득력이 생겨나고 인물들 자체가 입체감 있게 보이게 됐다"며 "이강희와 안상구간 관계가 성장하는 부분이 영화에서 좀 더 보여진 게 감흥을 줬다"고 감독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새롭게 추가된 영화의 첫번째 장면과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병헌은 첫 장면에 대해 "영화가 느와르적인 느낌을 들게 해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주필이 전화 통화하는 마지막 장면은 반전이라고 할 만큼 이 영화의 분위기 자체를 뒤바꿔놓는다.

우 감독은 "그 장면으로 인해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본편에서 편집했다"고 시나리오에 있던 장면을 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 장면이 들어가면 관객들이 경각심을 갖고 '그들'을 주시하게 될 것이냐는 게 애초의 제 의도였는데 관객들이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장면에 대해 출연 배우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름이 끼쳤다',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도 이 결말이 "최선인 것 같다"고 했다.

원작인 웹툰은 미완결로 연재를 마쳤다. 윤 작가는 "연재할 때 정치 소재를 다루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공부와 학습이 필요한지 절감했다. 현재가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없어 내부자들의 연재를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