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해를 여는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화장품 회사의 최연소 마케팅 팀장 수정(문채원)과 스포츠 에이전트 재현(유연석)은 어느 날 우연히 부산행 KTX에서 나란히 앉게 된다.
수정은 10년째 한 남자와 사귀며 다른 남자에게 한눈을 안 파는 '순정파' 스타일. 반면 재현은 잘 생긴 외모를 앞세워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앞뒤 가리지 않고 '들이대는' 유형이다.
이날도 재현의 여심 공략은 이어진다. 수정이 마음에 든 재현은 바로 '돌직구'를 날린다.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구요."
수정은 그런 재현에 어이가 없어하며 반발한다. "전 그런 사람 아니라구요."
둘 사이의 티격태격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또 다른 우연이 겹쳐서다. 둘 다 볼 일이 있는 사람이 같다. 재현은 학교 후배이기도 한 농구 스타와 NBA 진출 계약을 맺으려 하고 수정은 이 선수와 광고 계약을 따야 했다.
둘은 공통의 관심 인물인 이 농구 선수를 만나기 위해 하루 동안 여정을 같이한다. 그 과정에서 '밀당'은 계속된다.
드디어 밤이 찾아온다. 재현은 자신이 공언한 대로 수정과 잘 수 있을까. 그들의 우연이 인연으로 발전하나.
'그날의 분위기'는 이른바 '원 나잇 스탠드'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극적인 하룻밤'과 비교된다.
'극적인 하룻밤'은 육체적 관계로 먼저 시작했다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두 남녀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극적인 하룻밤'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인 만큼 직설적인 접근법을 취한다면 '그날의 분위기'는 동화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조규장 감독은 제작노트에서 "일상의 무게로 눌린 삶에서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일탈, 판타지 같은 로맨스를 평범하고 보편적인 느낌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중반 주인공이 심적 변화를 일으키는 장면이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의 숙명이지만 영화상으로 중요한 극의 전환이 좀 더 매끄러웠다면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5일 언론 시사회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두 주연배우는 실제 모습이 극중 인물과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유연석은 "실제는 재현과 수정의 중간쯤 아닐까"라며 "현실과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서 촬영할 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문채원은 "(수정과) 저랑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원 나잇에 열려 있다는 뜻이 아니라 분위기가 아주 좋으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단, "영화 속 대사처럼 그날로 끝나는 원나잇이라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날이 매일이 될 수 있는 희망이 되는 상대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103분.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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