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의 새 작품인 '헤이트풀 8'과 디즈니·픽사의 신작 '굿 다이노'는 누가 봐도 하나는 성인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동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등급 분류로 들어가면 나라마다 조금씩 등급에 대한 평가가 차이가 난다.
9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헤이트풀 8'은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영등위는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7개 부문에서 유해 정도를 '낮음', '보통', '다소 높음',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영화의 등급을 전체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5등급으로 분류한다.
영등위는 '헤이트풀 8'가 폭력과 선정적인 내용이 자극적이며 거칠게 지속적으로 표현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높음' 판정을 내렸다.
영등위는 주제와 공포, 대사, 모방위험 부분에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이 있다며 '높음'으로 결정했다.
단, 음주·흡연, 마약 등이 얼마나 표현됐느냐를 보는 약물 분야에서만 유해 정도가 '다소 높음'으로 봤다.
다른 나라의 판단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호주,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온타리오주) 등은 '헤이트풀 8'를 18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이들 나라는 피 튀기는 강한 폭력성을 등급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은 '헤이트풀 8'를 17세 이상 관람가를 의미하는 'R' 등급으로 분류했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NC-17' 등급보다 한 단계 밑의 등급이다.
네덜란드는 16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는데, 16세 이상 관람가가 네덜란드에서 최고 높은 등급이다.
이와 달리 공룡인 '알로'와 야생소년 '스팟'의 우정을 그린 '굿 다이노'는 우리나라에서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등위는 주제나 영상의 표현에 있어서 모든 연령의 사람이 수용가능한 것으로, 정서적 안정과 건전한 가치관 형성을 저해하는 부적절한 표현이 거의 없거나 매우 약하게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7개 전 분야에서 유해 정도가 '낮음'으로 평가했다.
다른 나라의 등급 분류는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캐나다(브리티시 콜롬비아주)는 전체관람가로 분류했지만, 네덜란드와 독일은 이보다 한단계 위인 6세 이상 관람가로 결정했다.
영국, 미국, 호주 등은 6세 이상 관람가와 비슷한 등급인 '부모지도하 전체관람가'로 분류했다.
이들 국가에서 전체관람가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분류한 까닭은 '굿 다이노'에서 약하게 묘사된 폭력성 때문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강물에 빠지거나 큰 물결이 주인공을 덮치는 장면, 못된 공룡이 다른 공룡을 공격하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굿 다이노'를 우리나라와 다른 등급으로 분류한 것은 유해 정도에 대한 평가의 차이라기보다는 상이한 등급분류 체계의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나라에서 전체관람가와 12세 이상(또는 13세, 14세 이상) 관람가 사이에 '6세 이상 관람가'나 '부모지도하 전체관람가'라는 등급을 하나 더 두고 있다.
이는 허구와 실재를 구분할 능력이 부족한 미취학 아동을 구분하기 위한 조처다.
영등위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전체관람가 등급을 0∼5세, 6∼11세 이상 등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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