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영화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조재현은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파리의 한국 남자'의 개봉이 "확 유쾌하고 신이 나고 흥분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말에서 "이런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독립영화, 작가주의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개봉이 설레는 시간만은 아닌 것 같다"고 다소 우울한 발언을 했다.
그 이유는 마무리 발언에서 드러났다.
조재현은 "이런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마음이 편치 않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영화임에도 관객과 만나는 것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의 우려처럼 최근 들어 이른바 다양성 영화의 제작 편수도 줄어들고 제작이 되더라도 개봉관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다.
설령 개봉이 되더라도 개봉 시간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대에 편성되는 '퐁당퐁당' 상영으로 다양성 영화를 관람하기 쉽지가 않다.
조재현은 이는 비단 독립영화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상업영화 제작자와 만나서 나눴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천만 영화에만 집중하다 보니 300만, 400만짜리 영화도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시장의 구조가 크게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천만 영화는 축하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기적이 매번 일어나면 좋겠지만 영화시장 구조 자체를 면밀히 체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영화와 작은 영화가 공존하는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재현은 "큰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열리는 것이 천만 영화라고 하면 큰 나무 밑에서 다양한 자양분을 제공하는 나무가 있어야 한다"며 "큰 열매를 지속적으로 얻으려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자유로운 작가주의 영화, 독립영화가 계속 자양분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런 영화를 하는 것이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제가 참여함으로써 제작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편 '파리의 한국 남자'는 신혼 여행지인 파리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내 연화(팽지인)를 찾아 헤매는 한 남자 상호(조재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검은 땅의 소녀와'(2007)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 등을 받은 바 있는 전수일 감독의 열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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