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갓즈 포켓'(God's Pocket) 스틸컷
[사진]영화 '갓즈 포켓'(God's Pocket) 스틸컷

"갓즈 포켓의 노동자들은 아주 단순한 사람들이다. 일을 하고 서로 잘 어울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대개 여기를 떠나지 않는다. 여기 있는 모두는 남의 것을 훔쳤거나 어린 시절 남의 집에 불을 질러봤을 것이다. 남아서 싸워야 할 때 도망친 적도 있었을 것이다. 누가 뭘 하든 다들 이곳에 남아 있다. 어떻게 되든 그들은 변함이 없다."

영화 '갓즈 포켓'(God's Pocket)에서 극중 지역신문 칼럼니스트 쉘번(리처드 젠킨스)이 필라델피아의 중소 도시인 갓즈 포켓 대해 쓴 칼럼의 한 대목이다.

영화 속 갓즈 포켓의 사람들은 쉘번의 묘사처럼 단순하다. 그러나 전혀 간단치 않다.

영화는 20대 청년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이 열리기까지 3일간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미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는 주로 고기를 훔쳐 살아가는 한량이다.

그의 양아들인 리온(칼렙 랜드리 존스)이 공사장에서 같이 일하던 흑인 인부한테 뒤통수를 맞아 죽는다. 리온이 면도칼을 그의 목에 들이대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놀려댔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던 인부들은 가해자인 흑인을 두둔하며 리온이 사고로 죽은 것이라고 경찰에 둘러댄다.

리온의 모친이자 미키의 부인 지니(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리온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며 실상을 알아보라고 미키를 재촉한다.

미키는 친구 아서(존 터투로)에게 지역 내 조직불량배 살(도메닉 롬바르도지)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라고 부탁한다. 아서는 살에게 돈을 빚지고 있기도 한다.

살이 보낸 불량배들은 오히려 공사장 감독에게 당한다. 그중 한명은 살의 사촌. 아무 일 없을 것이라는 아서의 말과 달리 사촌이 부상하자 이에 격분한 살은 아서를 찾아가나 그도 당한다.

아서와 함께 있는 꽃집의 소피(조이스 반 패턴)가 아서를 총으로 쏴 죽이고 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한편 미키는 장례식 비용을 경마에 걸었다가 몽땅 잃는다. 그가 돈이 없는 것을 안 장의사는 리온의 시체를 길에다 내버린다. 미키는 하는 수 없이 리온의 시체를 자신의 냉동차에 싣고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건 하나하나를 냉정하게 따져보면 말이 안 되지만 영화는 담담하게 그려낸다. 갓즈 포켓의 사람들은 순박해 보이면서도 이들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쉘번은 갓즈 포켓 사람들에 대해 "그들이 유일하게 못 받아들이는 유일한 것은 이곳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처럼 갓즈 포켓 사람들은 드러나지 않은 폐쇄성을 공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은 이제 고인이 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과 존 터투로, 리처드 젠킨스 등 출연진들의 훌륭한 연기 덕분이다.

영화 '앤트맨'에서 하워드 스타크로 출연한 존 슬래터리가 연출을 맡았다.

2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8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