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에 출연했던 할리우드 배우 아베 비고다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4세.
비고다의 딸인 캐럴 비고다 푹스는 "아버지는 오늘 오전 미국 뉴저지 주 우들랜드 파크의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그대로 숨을 거뒀다"며 "사인은 노환이었다. 이분은 아프신 적이 전혀 없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1921년 뉴욕에서 태어나 연기학교를 졸업하고 무명 조연 배우로 지내던 비고다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72년작 '대부' 출연으로 전기를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폴라 감독은 조연을 맡을 덜 알려진 연극배우를 찾다가 비고다를 발탁했다.
비고다는 말론 브랜도가 연기한 주인공인 마피아 보스 비토 코를레오네의 친구 '살바토레 샐리 테시오' 역을 맡았다.
테시오는 비토가 사망하고 나서 조직을 이어받게 된 그의 아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를 죽이려다가 반대로 제거당하는 인물이다.
비고다는 한 인터뷰에서 "코폴라 감독은 '나는 폭력배나 깡패가 아닌 로마의 왕족 같은 마피아를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그가 내 안에서 테시오에 어울리는 뭔가를 봤던 것"이라고 떠올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비고다는 퀭한 눈빛과 걸걸한 목소리로 코폴라 감독이 원한 마피아의 모습을 연기했고 1974년 개봉한 '대부 2'에도 과거의 테시오로 출연해 입지를 굳혔다.
이후 1975∼1977년 인기 TV 형사물 '바니 밀러'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WP는 "비고다의 명성은 그의 인내의 증거였다"며 "인생의 첫 절반을 무명생활 속에서 힘들게 보냈다"고 전했다.
비고다는 이에 대해 "젊었을 때는 성공이 나의 청춘기에 찾아올 것이라고 들었다. 이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었음을 알게 됐다. 내가 하는 일을 깊게 믿는다면 성공은 어느 나이에나 찾아온다는 것을 내 경험이 내게 가르쳐줬다"는 말을 남겼다.
대부에서 코를레오네 가문의 오른팔 톰 하겐 역할을 맡아 테시오의 최후를 지켜본 배우 로버트 듀발은 이날 "아베와 함께 작업한 것은 훌륭한 일이었다. 우리는 그와 멋진 추억을 만들었고 정말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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