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스타워즈'와 '인디애나존스'를 만든 유명 감독 조지 루카스(71)가 미국 시카고 도심 미시간호변의 관광 요지에 자신의 영화 박물관(Lucas Museum of Narrative Art)을 세우려는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6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역 시민단체 '프렌즈 오브 더 파크스'(Friends of the Parks)는 최근 루카스 영화 박물관 건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시카고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시카고 시는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했으나, 재판을 맡은 존 대러 판사는 시카고 시가 지난 1973년 미시간호변에 민간 건물이 더는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호변 보호 조례'(Lakefront Protection Ordinance)를 제정한 사실을 들며 "심리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
대러 판사는 "'루카스 박물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외려 개인적·상업적 이익 증진을 위해 공익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민단체 측 주장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미시간호변 개발 계획이 시 조례와 주 법을 위반하고 있지 않은 지 재판을 통해 시비를 가리겠다"고 거절 사유를 설명했다.
루카스는 2014년 4월 시카고를 박물관 설립 부지로 발표하고, 2018년 개관을 목표로 올봄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소송에 휘말려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루카스는 2010년부터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인근에 박물관 설립을 추진하다 관계 당국이 입지와 디자인 등을 문제삼아 사업계획 변경을 요구하자 시카고로 마음을 돌렸다.
이 결정에는 2013년 루카스와 재혼한 시카고의 여성 투자 사업가 멜로디 홉슨(46)이 큰 영향을 미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홉슨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재임 중 업적이 될 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매뉴얼 시장은 도심 최대 번화가와 미시간호수가 만나는 최고의 관광 요지 6만㎡ 부지를 99년간 10달러(약 1만2천 원)에 대여하고 계약 갱신을 통해 198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측은 "'공공신탁이론'(Public trust doctrine)에 의거, 시카고 시의 자연자원은 모든 주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며 "이 땅을 시장의 일방적 결정으로 민간에 제공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시카고 주민들의 반발은 2014년 11월 중국 건축설계가 마얀송의 박물관 개념설계도가 공개되면서 크게 확산됐다. 고풍스러운 도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각에서는 "사막에 내려앉은 우주선 같다", "서커스 천막 같다"는 냉랭한 평도 나왔다.
'프렌즈 오브 더 파크스' 측은 "주민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며 "루카스 박물관이 시카고에 세워지는 것은 환영하지만 공공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 합법적인 장소에 설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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