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는 1920년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풍경화로 이름을 떨치던 화가다.
그의 아내 게르다 베게너(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남편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야심에 찬 초상화 화가다.
둘은 서로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며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는 동반자이자 부부다. 결혼 6년차인 이들은 부부 생활도 원만하다.
그러던 어느 날 게르다는 초상화 모델 울라(앰버 허드)가 발부분만 남겨둔 상태에서 자리를 비우자 장난삼아 남편에게 자신의 모델 대역이 돼 달라고 한다.
못 이긴 척 아내의 청을 승낙한 에이나르는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다.
그러면서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처음 마주한다.
곧이어 무도회에 초청을 받은 베게너 부부. 에이나르가 자신의 유명세로 자리에 나가는 일에 부담을 느끼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여장을 권한다.
처음에 망설이던 에이나르는 변장을 마치고 릴리 엘베라는 여성 이름까지 지어 무도회장으로 향한다.
에이나르는 그곳에서 헨릭(벤 위쇼)을 만나 그의 적극적인 구애에 못 이겨 키스를 한다. 이 장면을 목격한 게르다는 큰 충격에 빠진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베게너 부부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둘은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대니쉬 걸'(Danish girl)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으로 알려진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1882∼1931)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 제목은 '덴마크 여인'이라는 뜻으로, 소설가 데이비드 에버쇼프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다양성이 부족하던 1920년대 한 남성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수술대 위에 오르기까지의 두렵고 불안한 감정을 영화는 담담히 보여준다.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섬세하고 민감하며 차분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은 풍부하고 역동적이다.
이성애와 동성애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최대한 지양한 채 인생의 전환을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킹스 스피치'(2010), '레미제라블'(2012)로 그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영화상을 휩쓴 영국 톰 후퍼 감독의 연출작이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를 연기해 골든 글로브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에디 레드메인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레드메인은 완벽한 변신을 위해 약 1년 동안 여성의 신체적인 특성을 연구하고 익히는 데 몰두했다고 한다. 그는 '대니쉬 걸'로 2년 연속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또 남편의 변화에 흔들리다가 그가 성전환 수술을 택한 이후 조건 없는 사랑과 애끓는 연민을 보여주는 연기를 펼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최근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 '대니쉬 걸'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오는 28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인 그는 '대니쉬 걸'로 또다시 수상에 도전한다.
2월 18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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