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로 분류되던 하수처리장이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환경공단은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영화와 CF 등 20편이 공단 산하 시설에서 촬영됐다고 17일 밝혔다.
공단에는 모두 15개 사업소가 있는데 이중 수영하수처리장의 선호도가 높다.
수영하수처리장은 전체 면적 15만㎡ 중에 3만8천㎡가 축구장과 공원 등의 편의시설이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수를 처리하는 지하시설과 소화조, 가스탱크 등은 SF나 액션장면을 촬영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에는 일반 시민의 출입이 제한돼 있어 촬영이 자유롭다. 공단은 이런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최근 수영하수처리장에서 촬영된 영화는 '마이뉴파트너', '부당거래', '베테랑', '전우치' 등이다.
곽경택 감독의 차기작인 '부활'도 수영하수처리장에서 촬영됐고 조인성과 정우성 주연의 '더 킹'도 촬영을 검토 중이다.
이달 15일에는 한국의 창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청룽(成龍)이 제작하는 한중 합장영화 '치명도수'(致命倒數-RESET)가 수영하수처리장에서 촬영됐다.
수영하수처리장은 지난 1월 MBC의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박명수, 황광희 등이 추격전을 벌이던 배경이기도 하다.
2008년 서태지의 컴백 뮤직비디오 '휴먼드림' 등 다양한 영상물 촬영이 수영하수처리장과 해운대소각장 등 공단 산하 시설에서 진행됐다.
이종원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은 "녹색기술로 친환경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영화촬영을 적극 지원해 볼거리 많은 '영상영화도시' 부산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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