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은 18일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산시는 그동안 일관되게 '영화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변함없는 원칙을 밝혀왔지만,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영화제 독립성 원칙을 재천명하는 취지에서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 도시들이 많은 자본을 투입해 '영화의 도시, 부산'을 추격하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시장이 맡아온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맡겨 더 자율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이용관 현 공동집행위원장 거처와 관련 "오는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 위원장을 재위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부산국제영화제는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두 사람의 사실상 동반사퇴 국면을 맡게 됐다.
그는 현재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강수연 위원장 단독체제로 갈지, 아니면 이용관 후임 집행위원장을 선임해 계속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갈지는 좀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 서장은 민간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에 대해서는 "정관을 개정해야 가능하다"며 "앞으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새로운 출발을 계기로 영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펀드 조성, 종합촬영소 건립 등 세계적인 영화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말했다.
서 시장의 BIFF 조직위원장 민간 이양 선언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거처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2014년 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시의 상영중단 요청을 영화제 측이 거부했고, 이후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면서 영화계에서는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보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부산시가 감사원 요구에 따라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양측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영화계를 중심으로 부산시가 영화제를 '길들이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자 서 시장은 조직위원장 민간이양이라는 최후 결단을 내려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려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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