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감독 신작 '4등'은 매번 수영 시합에서 4등에 그치는 초등학교 5학년생 준호(유재상)와 한때 아시안게임 수영 유망주였다 재능의 꽃을 피우지 못한 비운의 수영 천재 광수(박해준)가 만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준호는 엄마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해 나름 소질이 있음을 깨닫고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성적은 매번 3등 문턱을 넘지 못한다. 4등만 밥 먹듯 하는 준호의 성적에 엄마(이항나)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엄마는 결국 교회의 아는 지인을 통해 준호와 전직 국가대표 출신 코치인 광수를 만나게 한다.
준호는 한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따논 당상이었을 정도로 실력은 국내 최고였다. 그래서인지 광수가 준호를 바라보는 눈빛 하나는 뭔가 강렬했다. 분위기만 봐선 잘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예감도 감지된다. 하지만 노름에 빠져 훈련에 무단으로 빠지는 등 선수단 분위기를 해칠 정도로 자기 관리는 소홀했던 광수였기에 훈련 방식 역시 심상치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광수는 훈련 첫날부터 수영장이 아닌 PC방에서 준호를 만난다. 훈련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둘은 컴퓨터 게임만 하다 헤어진다. 준호는 일단 훈련한 티를 내려 화장실에서 수영복에 물을 묻히고 머리에도 물을 적신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광수는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광수는 준호에게 "너 같은 피래미 받아줄 상황이 안된다"고 말한다. 결국 준호는 "옛날에 수영 잘했던 거 맞냐"며 광수의 심기를 건드린다. 준호의 이 한마디에 훈련은 시작된다.
언제 그랬냐는 듯 광수는 훈련을 시작한다. 광수는 자신의 실력까지는 아니어도 시합에서 1등을 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들을 쉼 없이 진행하며 준호를 긴장케 한다. 준호도 훈련이 힘들긴 하지만 내심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다.
훈련의 강도는 점점 높아만 간다. 결국 광수는 실력 향상이 더딘 준호에게 "정신 안 차리냐"며 매를 든다. 준호의 몸에는 멍이 점점 펴져만 갔다. 준호의 몸을 본 동생은 깜짝 놀라지만 엄마는 잠든 준호에 생긴 시퍼런 멍을 그저 바라만 본다.
준호는 훈련을 하며 체벌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점점 고민에 빠진다. 이 와중에 치른 시합에서 준호는 처음으로 2등을 기록한다. 준호는 등수가 오른 것에 대해 마냥 신난다. 하지만 광수는 준호가 결정적 순간 집중하지 않아 1등을 놓친 것에 오히려 화를 낸다. 물론 엄마는 2등한 것에 펄쩍 뛴다. 하지만 준호의 아빠는 준호가 맞아가며 성적을 올린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준호는 수영을 계속 할지 말지를 놓고 기로에 선다. 준호는 엄마에게 "내가 맞아가면서 1등 했으면 좋겠어?"라고 물어보지만, 엄마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12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4등'이 던진 화두는 학원 폭력이자 스포츠 인권이다. 1등을 위해서라면 더 심한 체벌도 묵인하는 대한민국 학원 스포츠의 단면을 담았다. 그리고 정지우 감독은 4등이 되는 것은 두렵고 체벌은 무서운 현실을 말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4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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