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야구가 통하는지 시험해보고 싶다며 미국으로 떠난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도전자'로서 미국에 온 그는 의외로 자신이 유명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야후스포츠의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팀 브라운은 11일 칼럼에서 "황재균은 이미 배트 플립(방망이 던지기)으로 알려졌었다.
모두가 봤고, 여러 번 재생해서 본 영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이 한국 프로야구 경기 중 '멋지게' 배트 플립을 하는 장면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에서 황재균은 왼쪽 담장 끝쪽으로 날아가다 마지막 순간에 파울 대 안쪽으로 떨어지는 홈런을 친다.
황재균은 타격 후 타석에 그대로 서서 공을 가만히 응시한다. 홈런임이 분명해지자 황재균은 왼쪽 손으로 방망이를 어깨너머로 휙 던지고 그제야 베이스 러닝을 한다.
황재균은 배트 플립에 관한 언급이 나오자 빅리그에서는 자제하기로 했다면서 웃었다.
그는 "예전에 내가 했던 배트 플립이 미국에 강한 인상을 줬고, 그 모습이 유튜브에 많이 퍼져 있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다"며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내가 알려졌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의도를 갖고 배트 플립을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트 플립에 상대 팀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문화가 있다.
황재균은 한국의 프로야구 문화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방망이를 최대한 멀리 던져도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투수도 중요한 순간에 삼진을 잡으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 타자들도 중요한 순간에 아주 잘 쳤다면 세리머니를 해도 된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배트 플립을 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황재균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려고 야구장에 온다는 것, 내가 아주 잘함으로써 그들을 흥분시킬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행동을 이끈다. 야구장에서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브라운 칼럼니스트는 황재균이 이 말을 할 때 표정에서 겸손함이 느껴졌다며 진정성을 인정했다.
브라운 칼럼니스트는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한 이후로 2시즌 동안 홈런을 12개에서 27개로 늘리고, 1년 안에 삼진을 122개에서 66개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에서는 더 무거운 방망이를 쓰고 더 빠른 직구를 뿌리는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고 타격폼도 더 간결하게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재균이 시범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쳤고, 3루수로서 합리적인 수비와 평균 이상의 송구를 보여줬다면서 샌프란시스코가 현재 그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메이저리그 진입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그는 "내가 TV로 보던 선수들과 같은 클럽하우스에 있고, 같은 경기장에 있다는 것에 가장 흥분된다. 그들과 대화하고 엮이다니, 꿈이 이뤄졌다. 매일 이곳에서 경기하고 경쟁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계속 이렇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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