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란 것을 깨닫기까지 방탄소년단은 여러 감정의 자아와 마주했다. 때론 사랑의 두근거림에 설레었고(LOVE YOURSELF 承 Her), 때론 이별의 아픔으로 인한 상실감(LOVE YOURSELF 轉 Tear)에 빠져들었다.
감정의 경험치가 쌓인 이들이 비로소 여러 자아 속에서 자신을 찾는 유일한 해답이 '나'에게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24일 오후 6시 공개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를 통해서다. 이들은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으며 2016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멤버들은 타이틀곡 '아이돌'에서 지금의 모습에 자부심을 드러낸다. 아티스트, 아이돌, 누가 뭐라 부르든 신경 쓰지 않으며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이들은 자신과 팬들을 사랑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항상 나였기에', '내 속 안엔 몇십 몇 백명의 내가 있어/(중략) 어차피 전부 다 나이기에'라며 고민하지 말고 달려나가자고 격려한다.
이 메시지를 감싸는 사운드는 전작의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듯 실험적이다.
사우스 아프리칸 리듬에 국악 장단과 추임새가 겹쳐지고, EDM 사운드가 트랩 비트의 랩을 떠받친다. 후렴구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같은 국악 추임새는 아프리칸 리듬이란 이질적인 요소와 만나 신명 난다. 팬들 사이에서는 '조선 EDM'이란 평도 나왔다.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도 한국 전통 색채로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문화 요소를 녹여 하이브리드로 완성했다. 안무에는 한국 무용이 아프리칸 댄스 '구아라구아라'와 혼합됐으며, 뮤직비디오에는 한복 패션에 부채, 호랑이·북청사자놀이 이미지가 등장하면서도 사바나 풍경과 유로-아시아 건축 미술이 화려하게 섞였다.
특히 뮤직비디오 엔딩은 팬들과 장대한 서사의 마지막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듯 군무로 완성했다. 앞서 리더 RM은 "온전히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이번 앨범이 기록 수립과 수상을 위한 것이 아닌, 세계 아미(팬클럽명)들과의 축제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리패키지 앨범이면서도 1~2곡을 추가하는 여느 그룹과 달리 7곡 신곡을 더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실한 작업량을 보여준다. 앞선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 곡들까지 총 25곡이 2장 CD에 수록됐다.
스토리텔링을 탄탄하게 쌓는 그룹답게 CD1에 수록된 16곡은 음악, 스토리, 가사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랑과 이별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감정의 흐름에 따라 배치됐다.
사랑에 빠지기 직전의 감정('유포리아')에서 사랑이 시작('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되고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사랑의 행복과 아픔을 느끼는('트리비아 전: 시소') 식의 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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